“전화금융사기 뿌리 뽑아야”…피해자들의 눈물겨운 호소는?
[KBS 전주] [앵커]
KBS전주방송총국은 전화금융사기를 뿌리 뽑자는 취지로 연중 기획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매달 집중 보도할 예정인데, 첫 번째로 신종 사기 피해자들의 눈물겨운 호소를 직접 만나 들어봤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월 60대 남성은 모 결제 대행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로또 정보 업체에 떼인 돈 백20만 원을 대신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대행사 직원/음성변조 : 혹시 ○○○님 맞으세요?"]
[피해자/음성변조 : "네."]
[대행사 직원/음성변조 : "네. 저는 결제대행업체 ○○ 김○○ 팀장이라고 하는데요. 로또 업체에 당첨 보장 조건으로 가입하셨는데 당첨도 안 되시고 환급도 아직 못 받아 보셨죠?"]
[피해자/음성변조 : "네."]
[대행사 직원/음성변조 : "이에 대한 정부 시정 조치 사항으로 피해자분들께 보상 신청 넣어드리고 있어요."]
대행사 측은 먼저 업체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고, 남성은 어렵사리 8천여만 원을 빌려 입금했습니다.
그런데 대행사가 갑자기 연락을 끊는 바람에 꼼짝없이 목돈을 잃었습니다.
[60대 남성 피해자/음성변조 :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거죠. 끙끙 앓고. 몸무게가 한 6~7kg 빠져버리고…. 타인이 돈을 회복해준다고 했을 때는 다 사기라고 생각하고 믿지도 말고…."]
지난달 이 30대 남성은 한 노래 음원 사이트 운영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음원을 구매하면, 30%의 수익을 더 얹어준다는 말에 속아, 3천5백만 원을 송금했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30대 남성 피해자 : "처음 이게 발을 디디면 멈출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누가 제 몸에 홀리는 것처럼 이렇게 들어와 버려요. 그러니까 돈을 요구하는 건 일단 사기라고…. 세상에 공짜 돈은 없다."]
지난해 8월 30대 여성도 온라인 쇼핑몰에 구입 후기만 남기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쇼핑몰 계좌로 대금을 보낸 뒤 후기를 쓰면, 원금에 수익금 10%까지 더해준다는 것.
처음에는 현금을 쉽게 내주더니 그 다음부턴 포인트 적립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결국, 입금을 종용했습니다.
[30대 여성 피해자 : "'현금 자체가 없어서 안 된다고 돈 없다'고 했더니 그럼 돈 못 받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지금 못 받은 건 420만 원 정도…."]
이 같은 피해자들의 호소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 한번 빠지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다는 이른바 '개미 지옥' 체험을 했다는 겁니다.
사기범들이 처음에는 소액의 수익으로 꼬드긴 뒤 본전을 건지려는 심리를 이용해 나중에는 목돈을 한꺼번에 가로채기 때문인데요.
신종 수법이 보다 교묘해져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오기란 여간해서는 어렵습니다.
실제 전화금융사기 피해자 넷 중 세 명은 골든타임 30분 안에 사기 행각을 깨닫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재현/전주완산경찰서 강력2팀장 :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 회복이 어려워요. 한 번 계좌가 이체되면 회복이 어려우니까 아주 신속한 지급 정지가 필요하거든요. 은행에 직접 피해자가 요구하면 즉시 됩니다."]
오늘도 25분마다 한 명씩 속여 천만 원 넘는 돈을 뜯어 가는 전화금융사기.
무조건 의심하고, 곧바로 끊고, 거듭 확인하는 게 일단 개미지옥에 빠져들지 않기 위한 최초의 대응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최희태
김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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