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수십년 째 이어진 어업분쟁

KBS 지역국 2024. 3. 2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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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진도와 해남군 사이의 만호해역.

1980년대 초부터 해남 어민들이 김 양식을 시작한 뒤 이 지역 양식 어업권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사소송 끝에 지난 2022년 대법원이 최종 진도 해역임을 확정했습니다.

40여 년간 어업분쟁을 이어왔던 만호해역에 직접 나왔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잔잔한 파도만 일렁거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어업 활동을 이어왔던 청년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그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1년 전까지만 해도 삶의 터전이었던 이곳을 찾은 어민들의 마음은 착찹합니다.

[김건관/해남군 어란마을 : "여기가 제가 김 양식 했던 자리입니다. 1년 만에 다시 오니까 너무 가슴이 먹먹하네요."]

사실상 김 양식이 멈추면서 창고와 마을 곳곳에는 사용처를 잃은 어구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3년 전 고향을 찾은 강욱 씨는 지난달부터 해남군에서 시행하는 공공근로 일자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강 욱/해남군 어란마을 : "여기를 내려온다는 게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쉬울지 모르는데 아내 되는 입장에서는 되게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왜냐하면 시골로 내려온 거니까. (안정된 삶의) 꿈을 가지고 내려와서 편안하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못 지키게 돼서 가장이 된 입장에서 마음이 아프네요."]

부모님과 함께 김 양식을 하고 있는 김용선 씨.

매일 하루를 버티고 있는 그도 하루빨리 바다에 나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용선/해남군 어란마을 : "빚으로 (양식장을) 시작한 거니까요. 그 부푼 꿈을 안고 내려왔는데 지금 이 상황이 돼버린 거죠. 그러니까 지금 너무 괴롭습니다."]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일부 청년은 최근 안타까운 결정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만호해역에서 김 양식을 해왔던 어민들은 170여 명.

일부 어민들은 해남 수역에서 김, 전복 등의 어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만호해역에서만 양식업을 해오던 40여 명의 청년들은 사실상 직업을 잃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올해 해남군수협 어란지점 물김 위판량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오남/해남군수협 어란지점장 : "작년 같은 경우는 배가 70척에서 80척 정도 위판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오늘(21일) 기준으로 21척 정도가 위판을 했습니다. 그래서 위판 생산량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해남군 어민들은 대법원 판단에 따라 양식장을 반환하면 생계가 어렵다며, 어장 일부 반환과 2030년 다시 협의하자는 안을 진도군에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진도군은 2030년까지 양식장 100% 반납을 요구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남도도 중재에 나섰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정정민/전남도 수산정책팀장 : "향후 7년 동안 해남군에서 어장을 이용하고 순차적으로 반환을 한다. 그런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요. 그다음에 어장을 사용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진도군에 지불한다든가 그런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진도군과 해남군 단체장들이 지난주 만호해역 김 양식 분쟁을 종결하자는 확약서를 비공개로 체결했습니다.

해남군 어민들은 원만한 협의를 바라면서 이번이 40년간의 분쟁이 종료되는 계기가 될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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