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지 사각' 60대 고독사…'기초수급'도 못 받은 이유는

심가은 기자 2024. 3. 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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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난 뒤에야 발견됐습니다. 공과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지만 기초생활수급도 받지 못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심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이태원동의 한 다세대주택입니다.

어제(27일) 오전, 이곳에서 혼자 살던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근 주민 : 여러 날 불이 안 켜져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디 간 줄 알았지.]

남성은 오래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주민센터 직원의 신고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남성이 숨을 거둔지 최소 열흘은 지난 걸로 추정했습니다.

일용직으로 생활을 이어가던 남성은 코로나19가 터진 뒤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습니다.

공과금도 내지 못할 만큼 어려웠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수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집 때문입니다.

남성의 부모가 숨진 뒤 형제간 상속 문제가 생겨 아무도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했는데 남성이 계속 그 집에 살다 보니 재산으로 잡혔던 겁니다.

현행법상 상속 등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실제 거주하고 있으면 그 집은 재산으로 계산됩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이분이 거기 거주하시다 보니까, 법령상 본인이 사용 수익을 하고 있으니까 과표(과세표준)가 잡혀버리는 거예요.]

주민센터는 집을 형제에게 넘기거나 상의해 처분하라고 권했지만 법무사를 만날 상담비조차 없어 가지 못했습니다.

결국 남성은 팔 수도, 넘길 수도 없는 집에 묶여 그 집에서 홀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상디자인 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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