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영운, 군복무 아들에 주택증여 논란…'삼성' 고동진은?

곽재훈 기자 2024. 3. 2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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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 장남 영국 국적으로 병역 非대상…여야 '부모 찬스' 선거전 변수 되나

4.10 총선을 앞두고 성공한 기업인 출신으로 정치권에 영입,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로 나선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이 군 복무 중이던 자녀에 대한 주택 증여 문제로 입길에 올랐다. 비슷한 케이스로 국민의힘에 영입된 고동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장남이 영국 국적으로 병역의무 이행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 경우 모두 법적인 문제는 없고 이들이 경제인일 때는 비난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은 일이었지만, 경제계에서 정치권으로 이적하면서 '국민 눈높이'라는 달라진 룰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가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공 후보는 28일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오늘 언론에 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한 것과 관련한 보도가 있었다"며 "2017년 현대차 부사장 재직 시절 은퇴 후 살기 위해 당시 성수동 재개발 지역에 주택을 매입했고, 이후 자녀가 향후 결혼 등을 준비함에 있어 집 한 채는 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증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택 증여 관련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날 <더팩트>는 공 후보가 지난 2017년 6월 서울 성수동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뒤 해당 주택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직전인 2021년 4월 당시 22세로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증여했다면서, 증여가 토지거래허기지역 지정 직전에 이뤄진 점이나 시세 변동(매입당시 11.8억, 현시세 28~30억) 등을 고려하면 투기 목적의 꼼수성 증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 후보는 이에 대해 "투기성 주택 구매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구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 또한 당시 저는 알지 못했고, 그보다 전에 증여를 위해 부동산과 세무법인에 절차를 일임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증여세도 성실히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공 후보는 "위 증여 사실은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소상히 신고해 검증 과정을 거쳤다"며 다만 "군 복무 중인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했다는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받아들인다.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보다 겸허하고 조심스럽게 처신하겠다"고 했다.

공 후보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전략기획담당 사장, 홍보실장, 해외정책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월 22일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권에 뛰어들었고 경기 화성을에 단수 공천을 받았다. 문제가 된 장남 소유 성수동 단독주택을 포함해 129억 여 원의 재산을 선관위에 신고했다.

공 후보와 나란히 경제인 영입 케이스로 언급되는 국민의힘 고동진 강남병 후보는 본인 명의로 된 한남동 아파트 등(배우자 명의 부동산 없음) 311억 여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고 후보는 이른바 '갤럭시 신화'의 주인공으로, 2021년 118억의 고액 연봉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고 후보는 다만 32세, 26세인 두 아들에 대해 '독립생계 유지'를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두 아들의 현 직업과 소득원에 대해 고 후보 선거사무소에 확인을 시도했으나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고 후보의 경우 영국 서섹스대 유학 시절인 1992년 태어난 장남이 15세 때 한국 국적을 상실해 병역사항 신고에서 '병적부 기록 없음'으로 표시돼 있다. 장남 고 씨는 현재 영국 국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남은 현재 외국 유학으로 입영연기 중이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출신 인사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 오른쪽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연합뉴스

野 양문석, 與 김혜란·김동원도 '자녀 증여' 의혹

한편 정당인·공직자 출신 여야 후보들 가운데도 이른바 '부모 찬스' 논란이 추가로 나왔다.

민주당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는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20대 대학생인 장녀 명의로 11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고 이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양 후보는 2010~14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내고 이후에는 민주당 소속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양 후보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생이어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장녀가 어떻게 11억 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당시 '영끌' 광풍이 불던 때라 대출에 편법적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제 가족 일이니 모두 제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편법 증여 같은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모두 제가 감수해야 할 몫이다.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후보인 판사 출신 김혜란 후보는 최근 <강원일보>-KBS 주최 후보 토론회에서 초등학생 자녀에게 3억 원의 재산을 증여한 것이 논란이 됐다. 상대 후보인 민주당 허영 후보가 "신고된 재산이 57억 원이고 서울 강남구 서초동에 아파트가 2채"라며 "초등학생 자녀에게 3억 원에 달하는 증여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재산 가액은) 남편이 결혼 전 갖고 있던 아파트가 20년 넘게 지나 많이 올랐고 특히 문재인 정부 때 많이 올랐다. 작고하신 시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재산이 있고 저와 남편이 변호사로 얻었던 수입, 기타 투자로 모았다"고 재산형성 과정을 설명하며 "자녀 증여는 시아버지 생전에 손녀딸에게 재산을 나눠주라고 한 유지를 따른 것이고 정상 절차로 증여했다"고 했다.

충북 청주흥덕에서도 국민의힘 김동원 후보에 대해 상대 후보 측으로부터 '대학생인 차녀 재산이 1억 원에 가까운데, 76억 자산가인 김 후보가 증여 등으로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나왔다. 다만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알바도 하고 어디에 6개월 동안 취업도 하고 그랬다"며 "(차녀가) 한 번도 논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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