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의정 논쟁에 돌파구 찾는 병원… 타협 의지는 어디로

최다인 기자 2024. 3. 2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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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둘러싼 첨예한 의정갈등에 수련병원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한달여 간 전공의의 공백이 이어진데다, 교수들까지 사직·진료축소에 나서면서 병동 통폐합과 무급 휴가 외에 다른 방안을 구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을지대 의대 비대위도 교수진들의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으며, 2-3주간 정부와의 의대증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시 병원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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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증원 2000명 고수·의사들 재검토 '설득 명분·대안 빈약'
건양대·충남대 단축근무 계획 구체화, 을지대 개별 사직 취합 중
수련병원들 '비상경영체제' 한달여간 가동, 추가 방안 모색도
대전일보DB

의대 증원을 둘러싼 첨예한 의정갈등에 수련병원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한달여 간 전공의의 공백이 이어진데다, 교수들까지 사직·진료축소에 나서면서 병동 통폐합과 무급 휴가 외에 다른 방안을 구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자체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 재정적 지원 논의에 착수했다.

다만 본질적 쟁점인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해 현실적인 타협에 돌입해야만, 사태 수습에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8일 단체행동에 참여 중인 전공의·교수들과 대화를 재차 시도하면서, 달래기에 나섰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중수본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의 유연한 행정처분 수준에 대해 당정 협의 중이다. 협의기간에는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근무시간 단축,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지원, 권역임상교육훈련센터 확대 등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또 사직서 제출에 나선 교수들에게도 대화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증원 규모에 대해선 타협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국의 의대 교수들도 단체행동을 구체화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건양대 의대 비대위는 28일 오후 5시 30분 주 52시간 진료축소 조정 방안을 협의했다.

충남대 의대 비대위도 진료과목별로 근무시간을 조정키로 하고, 29일 병원 측에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협조 요청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요청서에는 "현재 과중한 업무, 의료진 피로도 증가 및 소진, 환자안전 문제 발생의 위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료진의 응급환자 및 중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위해 법정 근로시간 및 연장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을지대 의대 비대위도 교수진들의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으며, 2-3주간 정부와의 의대증원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시 병원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일부 수련병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환자 수 줄이기에 고군분투해왔는데,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른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지난 18일 공식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 병동 통폐합·무급 휴가를 시행한데 이어 연차 소진을 독려하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도 지난달 말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뒤 실시한 무급 휴가·병동 폐쇄 외에 부가적인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대전시는 병원 경영난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재정적 지원 협의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 중인 당직·신규 채용 인건비용 등을 고려, 장·단기적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선 양측 모두 의대 증원에 대한 구체적인 설득 명분을 제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의대 증원 2000명이 왜 필요하고, 또 왜 옳지 않은지를 언급하지 않은 채 소모적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말 뿐인 대화는 병원과 환자들의 피로도만 쌓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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