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 고시엔 통합 우승', 오키나와의 숙원을 푼 베테랑 감독을 만나다[부산야구실록]

박세종 기자 2024. 3.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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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서남쪽에 위치한 섬, 오키나와. 1년 내내 기온이 따뜻한 덕에 매년 2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단의 단골 스프링캠프지로 꼽힌다.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은 지난달 말 롯데자이언츠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장을 방문하며 고시엔 우승 2회(봄 1회, 여름 1회)에 빛나는 오키나와 현 코난고등학교 야구부를 방문했다.

지난 2010년, 코난 고등학교 야구부가 여름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달성한 순간. 사진 제공 = 코난 고등학교


일본 고교야구는 일명 ‘고시엔’이라고 불리는 전국구 고교 야구 대회가 매년 2회 여름과 봄에 열린다. 이중 여름에 열리는 대회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다. 오키나와는 야구 사랑이 각별한 지역이지만 아쉽게도 고교 야구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곳은 아니었다. 1990년과 1991년에 오키나와 현 대표인 ‘오키나와 수산 고등학교’가 2회 연속 여름 대회 결승전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오키나와 쇼가쿠 고등학교’가 1999년에는 이바라키 현 대표 ‘미토 상업 고등학교’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9년 뒤 사이타마 현 대표인 ‘세이보가쿠엔 고등학교’를 꺾고 2회 우승을 기록했다. 오키나와 현 대표로서 봄 고시엔의 우승을 2회 차지했지만 아쉽게도 ‘일본 고교야구의 꽃’ 여름 대회의 우승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10년 일본 고교야구 계에 커다란 지각 변동이 발생했다. 오키나와 현 대표로 출전한 학교가 2010년 봄 고시엔과 여름 고시엔을 연달아 우승하는 대이변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 이변의 주인공이 바로 이번에 취재차 방문한 ‘코난 고등학교(이하 코난 고교)’다. 오키나와 현의 역사적인 첫 여름 고시엔 우승, 일본 고교야구 역사상 6번째 봄·여름 대회 통합 우승, 코난 고등학교의 첫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여러 금자탑은 한 감독의 취임으로부터 시작됐다.

일본 오키나와 현 코난(흥남)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는 ‘가키야 마사루’씨. 김태훈PD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이 만난 코난 고교 야구부의 감독 ‘가키야 마사루(이하 가키야 감독)’씨는 코난 고교 재단의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가키야 마사루 감독 역시 코난 고교 야구부 출신으로서 현역 시절 4번 타자와 주장으로서 코난 고교를 4강으로 이끈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사회인 야구단에서의 선수와 코치로서의 활약을 거쳐 홋카이도에 위치한 ‘고마자와대학 부속 도마코마이 고등학교’의 외부 코치로 고시엔 우승에 일조하기도 했다. 그 시기에 모교인 코난 고교 이사회로부터 야구부 감독 부임을 요청받았고 이를 승낙하며 2007년부터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오키나와 최초의 봄·여름 고시엔 통합 우승의 비결을 묻는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의 질문에 가키야 감독은 “나는 지도자로서 타고난 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선수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의 인격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다고 답했다. 이어 “아침에 만났을 때 제대로 인사를 하고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기본적인 행동 역시 중요하며 우리 팀은 1분 스피치를 통해 서로가 배운 바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시엔 대회 우승 당시, 가키야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는 코난 고등학교 야구부 부원들. 사진 제공 = 코난 고등학교


학교 정규 수업이 종료된 후 훈련을 시작하고 있는 코난 고등학교 야구부원들. 박세종PD


물론 야구 선수이기 전에 ‘학생’으로서의 본분인 ‘학업’ 역시 충실하게 임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새로운 지도 방식 덕분이었을까. 가키야 감독 부임 4개월 만에 코난 고교 야구부는 24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고시엔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3년 후에는 봄·여름 고시엔 통합 우승이라는 금자탑까지 쌓게 되며 코난 고교는 단숨에 전국의 모든 야구부로부터 견제를 받는 강팀으로 거듭나게 된다.

전국구 팀으로 거듭난 코난 고교 야구부에는 이전과는 달리 많은 학생이 입학을 지원하게 됐다. 하지만 가키야 감독은 무조건적인 입학 허가보다는 중학교 시절 성실하게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다했을 때만 입학과 입부를 허락한다고 했다.

오키나와 현의 대표적인 강팀으로 거듭난 데에는 ‘인격체로서의 성장’과 ‘본분을 다하는 학생’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자 노력했던 가키야 감독의 노력이 숨어있던 것이다.

부산야구실록 코난 고교 편은 다음 주 ‘코난 고교 야구부원들과의 만남’과 ‘야구부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학교의 숨은 노력 등의 이야기’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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