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가 김영익 교수 처제” 속여 수억원 가로챈 사기 일당 경찰 수사

김도연 기자 2024. 3. 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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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 “전혀 모르는 사람을 ‘처제’로 소개”
김영익 서강대학교 대학원 교수가 서울 서강대 연구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남강호 기자

약 2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경제학 교수의 처제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피해자들을 속이고 돈을 뜯어낸 일당을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피해액은 수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금천경찰서와 영등포경찰서는 자신이 약 28만명의 구독자를 모은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의 처제라며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를 유도한 일당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추적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금천경찰서는 동일한 계좌로 피해액을 입금한 사례가 19건 접수됐고, 피해액이 10억원을 넘어 서울경찰청으로 사건을 이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기 피해액이 총 10억원을 넘으면 상황에 따라 일선 경찰서에서 각 시·도경찰청으로 사건이 이관돼 수사가 이뤄진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초 피해자 이모(70)씨는 김 교수의 사진이 걸린 인터넷 광고를 봤다. 이 광고에서 자신을 김 교수의 처제라고 소개하는 안내문에 따라 주식 리딩방에 가입했다. 유튜브 영상에 자주 출연한 김 교수가 누구인지 알고 있던 이씨는 “800% 수익률을 보장해주겠다”는 안내만 믿고 리딩방 계좌에 약 2억3000만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가 계좌에서 돈을 다시 출금해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일당은 “수익금의 20%를 먼저 입금해줘야 출금해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한다. 같은 채팅방에 있던 또 다른 피해자 김모(61)씨도 같은 수법으로 약 3억8000만원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법은 다르지만 범행에 사용된 같은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돌려받지 못한 피해 사건들이 단기간에 여러 건 발생하고 있어 면밀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피의자가 조직인지 개인인지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미디언 송은이 씨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교수는 지난 26일 본지 통화에서 “내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내 동생이나 처제, 펀드매니저로 소개되고 있었다”며 “비슷한 수법으로 전직 장관, 대기업 사장까지도 피해를 봤다며 연락이 온 적도 있어서,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주변에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개개인이 부를 늘릴 수 있는 법을 공유하려고 처음에 유튜브를 시작했었다”면서도 “좋은 뜻에서 시작한 일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보니 유튜브를 계속해서 이어가도 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유명인 사칭 사기의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김미경 강사와 유재석, 엄정화, 김미경, 송은이, 황현희 씨 등과 함께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을 결성했다. 유사모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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