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랐다면서 또 서민들에게 돈 주자는 정치권

홍준기 기자 2024. 3. 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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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Weekly Note] 기축통화국인 美조차 빚 잔치 우려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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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견하면서 ‘위기의 예언자’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줌(zoom) 인터뷰에서 차분하게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도의 경제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던 그도 두 가지 대목에서 매우 단호했습니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시카고대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린 점에 대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경기 둔화를 감내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인기를 얻기 위해 재정을 계속 풀어 물가 관리가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미국만이 아닙니다. 우리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전 국민 대상 민생 회복 지원금이나 지역 개발 사업 같은 약속이 쏟아집니다. 이렇게 돈을 풀면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라잔 교수는 미국의 국가 채무 증가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신흥국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따로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독일 정부의 지출에 제동을 건 연방헌법재판소 결정도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 비율도 제법 많이 올랐습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조차도 무한정 빚잔치를 할 수 없다는 세계적 석학의 경고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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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
@WEEKLY BIZ 온라인 독자에게 전하는 ‘못담은 이야기’
미국 국가 부채가 달러 가치를 위협할까요? 실제로 과거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며 급증한 영국 정부의 국가 채무 비율 때문에 파운드화는 국제 통화의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라잔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미국은 아직 상환 능력을 의심받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정을 본 궤도로 돌리기 위한 논의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I think the US is still some distance from having its ability to repay questioned. But it is important to get its fiscal into order.)

월가에선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지난해 인터뷰를 한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정부와 연준의 ‘방향성 차이’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2021년 1분기에 미 의회와 백악관은 미친 지출 법안(crazy spending bill)을 내놨어요. 이것이 인플레이션 원인지요. 연준 탓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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