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家 형제, 경영분쟁 승리…OCI 통합 저지

임종윤·종훈 이사 선임
주총 표대결서 역전극
소액주주가 승부 갈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고 임성기 창업주의 장남·차남인 임종윤·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이 승리했다. 이로써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OCI그룹과의 통합은 무산됐다. 주총 결과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가운데 통합에 반대하는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28일 경기 화성 수원과학대 신텍스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의결권 주주를 대상으로 투표를 한 결과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이 주주제안을 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임종윤 전 사장과 임종훈 전 사장은 각각 52%와 51%의 찬성을 얻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통합 찬성파는 이사회 제안을 통해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6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나 과반 득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전원 탈락했다.

이날 투표 결과는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이 갈랐다. 주총 이전까지 양측이 확보한 우호 지분 차이가 2.09%포인트에 그쳤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대부분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통합 반대파는 주주제안을 통해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을 포함한 권규찬 DXVX 대표이사, 배보경 라이나생명 감사위원, 사봉관 변호사 등 5명을 새로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OCI그룹은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면서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밝혔다.

[강민호 기자 / 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