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숙련 외국인, 국내 근로자만큼 올라 중대법에 현장소장 웃돈 줘도 못 구해

김유신 기자(trust@mk.co.kr), 서진우 기자(jwsuh@mk.co.kr),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2024. 3.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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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급등과 함께 미숙련 근로자 운영·관리도 건설 현장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예전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외국인 건설 노동자를 많이 썼다면, 요즘은 고층 작업처럼 국내 근로자들이 꺼리는 작업에 외국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28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총 11만7626명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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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4년새 52% 늘어
국내 숙련공·젊은층 공백 메워
불법체류자 합하면 몇 배 많아

◆ 공사비發 주택시장 혼돈 ◆

인건비 급등과 함께 미숙련 근로자 운영·관리도 건설 현장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청년층이 건설 현장 취업을 기피하면서 건설 근로자 고령화와 구인난은 심화되고 있다. 그 빈자리를 미숙련 외국인 근로자들로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 한 아파트 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국 인력 유입이 확 줄어들면서 당시 이들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며 "이후 입국이 늘어났어도 임금이 예전 수준으로 떨어지진 않으면서 국내 인력과 인건비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외국인 건설 노동자를 많이 썼다면, 요즘은 고층 작업처럼 국내 근로자들이 꺼리는 작업에 외국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도 오를 수밖에 없다.

28일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총 11만7626명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2020년 3월만 해도 7만7047명이었는데, 4년 만에 52%나 늘었다.

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가 취합하는 통계에 불법 체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실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외국인 건설 근로자는 이보다 몇 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2년 발표한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적정 규모 산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까지 건설 근로자 중 내국인 근로자는 연평균 16만9000명 부족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부족분을 외국인 근로자가 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최저임금이 내국인과 같이 적용되는 반면 소통 문제에 따른 부실 시공과 공사 지연을 비롯한 문제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 건설 현장 작업반장은 "외국인들의 숙련도는 여전히 낮고 국내 인력 숙련도마저 눈에 띄게 줄었지만 투입비용은 계속 늘다 보니 건설 현장 효율성이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도 건설 현장의 예민한 숙제다. 철저한 사고 예방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건설사엔 인건비를 비롯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고가 날 경우 공사는 당연히 중단되고 조사에 며칠씩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작업반장을 포함한 관리자에게 지급될 수당도 늘어난다. 하지만 돈을 더 준다 해도 현장소장 업무에 손사래를 치는 사례가 많다.

한 대형 재건축 공사장 관계자는 "물리적 근로 시간이 긴 것보다 일하는 내내 모든 신경을 예측 불가능한 안전사고 대비에 쏟아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라며 "'작업 효율을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까' 하는 생각은 언제부턴가 작업반장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고 예방보다 사고 발생 후 처벌을 두려워하는 '본말전도'가 현장 부담을 배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측은 "중대재해법이 건설 원가 상승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는 없다"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로펌 컨설팅 비용은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안전 문제 때문에 공사 기간이 늦어진다고 보는 건 무리"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대재해법이 건설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안전관리자나 최고안전책임자(CSO) 신설, 작업 전 준비 시간 확대 등을 고려하면 실제 근로 시간은 줄고 그에 따른 기회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관리자들이 특히 건설 현장을 기피하면서 안전관리사 인력난이 심화되고 인건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신 기자 / 서진우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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