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빼는 판교 … 바꾸고, 줄이고, 나간다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3.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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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밸리 주총 트렌드
카카오, 정신아 대표 선임
AI조직 신설·직책 단순화
책임자에 前SKT CTO 영입
엔씨 "글로벌 진출 원년"
한컴도 대만 등 해외 노려

카카오가 정신아 대표를 신규로 선임하고 조직 정비에 착수한다. 또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하고 인수·합병(M&A)에 시동을 건다. 판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변신하는 장면이다.

28일 카카오는 제주에 있는 본사에서 이사회·주주총회를 열고 정신아 대표를 선임했다. 정 대표는 "주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고자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조직 정비에 팔을 걷어붙였다. 핵심은 AI 조직 신설이다. 사내 곳곳에 흩어진 AI 인력을 최고AI책임자(CAIO) 산하로 편입했다. CAIO에는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했다. 그는 SK텔레콤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카카오 플랫폼과 AI에 정통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CAIO를 중심으로 카카오톡에 새로운 AI 서비스를 잇달아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브레인은 앞서 사내 평가회를 하고 코GPT(문장), 칼로(이미지), 카라(헬스케어) 등 각종 AI를 시연했다.

CAIO 조직은 이러한 기술을 서비스에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조직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 카카오는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면서 "조직과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일부 조직은 직무 조직과 기능 조직을 결합한 매트릭스 체제로 재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 이익만 추구하는 사일로 현상을 타파하겠다는 메시지다.

카카오는 이사진도 재편했다. 사내이사로 조율기구인 CA협의체의 권대열 ESG위원장과 조석영 그룹준법경영장을 선임했고, 사외이사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와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를 영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판교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 이사에 김택진 대표를 재선임하고, 박병무 공동대표를 신규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M&A 전문 변호사로 굵직한 딜을 여러 차례 성공시킨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엔씨소프트의 방향은 M&A와 글로벌 진출을 향해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시장을 노린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올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면서 "올해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진출 확대 △경영효율화 △데이터 작업 프로세스 정비 △M&A·투자를 통한 지식재산(IP) 확보 등을 네 가지 키워드로 내걸었다. 이는 '리니지'를 닮은 유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라이크'에 대해 대응하면서도 투자와 M&A를 통해 IP를 꾸준히 확보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북미 사업 법인 NC웨스트 아래 스튜디오들을 엔씨소프트 미국 자회사인 아레나넷 산하로 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글과컴퓨터도 AI와 글로벌을 기치로 내걸었다.

한컴은 이날 판교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김연수 대표 연임안을 승인했다. 또 사외이사로 김재용 법무법인 남강 대표변호사와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회사법 전문가이고, 황 대표는 카카오 인사 총괄 부사장 출신으로 인적자원(HR) 관리에 능통한 인물이다. 또 한컴은 AI 사업을 구체화하고 글로벌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편 지난해 주요 게임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2022년 '연봉 1억원 클럽'에 올랐지만 지난해 1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이 1억3800만원으로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작년에는 9800만원으로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1억900만원에서 98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게임업계에서 유일하게 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을 사수한 엔씨소프트도 평균 연봉이 전년 대비 줄었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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