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계로 모험 떠난 ‘바비’...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신현호 경제칼럼니스트 2024. 3.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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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Cinema] 소녀들에게 꿈을 줬지만, 비현실적인 외모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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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의 한 장면 /AP=연합뉴스

핑크빛 바비 월드, 인형들의 세계입니다. 주인공은 바비(마고 로비)와 켄(라이언 고슬링)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고 행복하기만 한 바비가 어느 날 우울함을 느끼고, 피부에 트러블이 생깁니다. 무엇보다 발목이 내려앉아 하이힐을 신을 수 없게 돼 충격을 받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비가 켄과 함께 인간의 세계로 떠나면서 모험이 시작됩니다.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2023년 영화 ‘바비(Barbie)’는 지난해 전 세계 흥행 1위에 올랐습니다.

바비 인형은 미국 완구 회사 마텔(Mattel)이 1959년 처음 출시한 이래 10억 개 이상 판매되며 60년 이상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인형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다 있습니다. 먼저 밝은 점부터 보겠습니다. 1960년 이전까지 인형은 대부분 ‘갓난아기’였고, 소녀들은 인형에 우유를 주고 돌보는 역할을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바비 인형을 선보인 마텔의 대표 루스 핸들러는 “소녀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여성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바비가 대변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녀들은 5세가 되면 소년들과는 달리 자신의 지능을 의심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마텔은 이를 ‘꿈의 격차(dream gap)’라고 부르며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텔은 1962년 달에 인간을 보내겠다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역사적 연설에 호응하며, 1965년 우주 비행사 바비를 출시했습니다. 실제 인간이 달에 도착하기 4년 전이었고,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샐리 라이드가 등장하기 18년 전이었습니다. 마텔은 판사 바비를 출시하면서 보다 많은 여자 아이들이 대법관의 꿈을 꾸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두운 면은 외모에 관한 것입니다. 영화에서 인간 세계로 온 바비에게 한 소녀는 “넌 온갖 나쁜 문화의 상징이야”라고 쏘아붙입니다. 바비 인형의 키는 29cm로 인간의 6분의 1 사이즈로 제작됐습니다. 실제 사람 키로는 174cm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비율을 적용하면 허리는 고작 46cm입니다. 비현실적인 모습이며, 정상 체지방에서 20% 정도 부족한 체형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5~8세의 여자 아이들에게 바비 인형을 노출시키면 신체에 대한 존중감이 떨어지고,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또 거식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 기업과 상품에 대해 지나친 의미를 부여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마텔이 처음부터 추진한 영화입니다. 훌륭한 감독과 배우들에게 재량권을 주면서 회사의 단점을 감추지 않으면서 장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심지어 마텔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감소되고 있던 바비 인형 판매고가 대폭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기업 입장에서도 상당히 스마트한 행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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