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意 데이터화 알고리듬 '민주주의 희망’으로 움트다[내책 톺아보기]

파이낸셜뉴스 2024. 3.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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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 마음속에 깃든 '민의(民意)'를 데이터화해 알고리듬으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재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과연 알고리듬으로 민주주의, 그리고 현실 정치를 구할 수 있을까? 워낙 저자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다 보니 일부 내용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과격하다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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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서유진이 소개하는 22세기 민주주의
정치 염증 느껴 민주주의 외면했다면
작은 일부터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변화 꿈꾸는 한 정치에 희망 살아있어
최첨단 알고리듬 중심에 '인간' 자리
인간적인 경험으로 기성 정치 대수술
22세기 민주주의 / 나리타 유스케 / 틔움출판
'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에리히 프롬, '희망의 혁명' 중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매번 선거철이 될 때마다 '누구를 찍어야 하나' 고민하면서 투표장으로 향하는 우리. 그런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너무나 익숙해 마치 공기와도 같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쉽게 잊고, 때로는 민주주의가 가진 문제를 외면하기도 한다. 현실 정치를 쉽게 비판하면서도, 정작 정치의 토대가 되는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돌아보는 일에는 무심했는지도 모른다.

선거에서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면서도,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느끼면서도 어쩌면 민주주의를 비판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금기였다는 생각도 든다.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전문가인 저자 나리타 유스케는 저서 '22세기 민주주의'(틔움출판)를 통해 이런 현실이 한국이나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짚는다. 이 책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중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를 개혁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다. 또 대안의 한계점을 명확히 짚는 동시에, 독자에게 진정한 '혁명'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그가 말하는 혁명의 한가운데는 '알고리듬'을 비롯한 정보통신(IT)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 마음속에 깃든 '민의(民意)'를 데이터화해 알고리듬으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재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과연 알고리듬으로 민주주의, 그리고 현실 정치를 구할 수 있을까? 워낙 저자의 상상력에 한계가 없다 보니 일부 내용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과격하다는 느낌도 든다. 정치 행위와 가치 판단을 오롯이 인공지능(AI)에 맡긴다는 발상은 공상과학소설(SF) 속 설정 같기도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든다.

알고리듬이 민주주의를 구하는 미래 시나리오. 그러한 변화는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우리 눈에 낯설어 보이는 생각일수록, 무궁무진한 변화를 품은 씨앗이라 그렇게 보이는 거라 낙관해 본다.

번역자로서 이 책을 먼저 읽으면서, 변화 없는 기성 정치에 지치신 분들께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는 듯한 상쾌함을 안겨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매번 반복되는 정치에 염증을 느끼지 않으려면, 작은 일이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적어도 우리가 변화를 꿈꾸고 기술을 선용(善用)해 민주주의를 구하려고 애쓰는 한, 민주주의와 정치에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다행인 것은 저자가 구상한 최첨단 알고리듬에 필요한 데이터가 바로 지극히 인간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무의식, 표정, 대화 등이 한데 모여 민주주의를 구하는 재료가 된다니! 그리고 민주주의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고 상정하는 점도 다행으로 여겨졌다.

번역자로서 '22세기의 민주주의'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한 모습이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실 독자 여러분께서 본인들이 그리는 저마다의 민주주의를 역자들에게도 알려주실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서유진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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