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항서 AI 안면 인식 거부권 보장”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4. 3. 28. 18: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연방 정부 AI 위험 관리할 책임” 규제안 발표
“AI 위험 관리하되 재난 피해 예측 등 혁신 전적 지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2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포옹하고 있는 모습. 이번 백악관의 AI(인공지능) 대책은 해리스 부통령이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8일 연방 정부의 AI(인공지능) 기술 활용과 관련한 규제 및 혁신안을 발표했다. 발전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AI 기술을 연방 기관이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인 대책과 함께 미 정부가 첨단 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안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지난 21일엔 유엔총회에서 AI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AI 기술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국제사회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AI 규제 논의를 미국이 주도하겠다는 의도란 분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AI 기술의 위험을 완화하면서도 그 혜택을 활용하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첫 정책”이라며 “연방 기관의 구체적인 AI 활용 지침은 ‘책임 있는 AI 혁신’을 선도해 온 바이든 행정부의 또 다른 노력”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작성한 34쪽 분량의 이번 대책은 연방 기관의 AI 사용으로 미 국민이 불필요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상세한 주문을 담았다. 또 연방 기관이 AI를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하게 될 분야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도 의무화했다. 정부가 AI를 활용하면서 개인 사생활 침해 가능성 등 사회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해 대중의 두려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백악관은 배포 자료에서 “연방 기관은 AI의 위험을 식별하고 관리할 뚜렷한 책임이 있다”며 “미국 국민은 (AI를 사용하는) 연방 기관이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할 것이란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은 구체적 예로 미국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교통안전청(TSA)의 ‘안면 인식’ 사용을 거부할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TSA는 지난해부터 미국 일부 공항에서 AI 안면 인식 기술을 시범 시행하고 있다.

또 정부가 향후 AI를 이용해 병명 진단 및 약 처방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별도 감독자를 둬 인종, 빈부 격차가 없는지 검토하도록 했다. 정부가 불법 복지 수급 등 각종 사기 행위를 탐지하는 데 AI를 사용할 경우 오류로 인해 억울한 개인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구제권도 보장하도록 했다. 백악관은 올해 12월 1일까지 모든 연방 기관이 이 같은 ‘AI 안전 장치(safeguards)’를 마련하도록 했다. 안전 대책이 미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AI 사용을 즉각 중단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백악관은 모든 연방 기관의 AI 사용 현황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연방 기관들은 사용 중인 AI 기술의 오용에 따른 위험성이나 미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매년 분석·평가해 결과물을 공개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엔 정부가 기업들의 AI 서비스를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정부가 잇따라 AI 규제안을 내놓는 건 대중이 AI 기술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AI정책연구소(AIPI)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80%는 AI가 인류에게 재앙으로 돌아올 사건을 우발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77%는 정부가 AI를 규제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미 정부는 AI 기술을 적극 지원하고 공공 부문 활용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연방 정부의 AI 혁신 촉진을 위해 올여름까지 AI 전문가 1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AI 기술은 미국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연방 기관의 AI 혁신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AI를 이용해 허리케인 등 피해를 신속하게 예측하고 있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AI를 통해 질병 확산을 예측하고 있다. 연방항공청(FAA)은 주요 대도시 지역의 항공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백악관은 “각 기관이 적절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상태에서 책임감 있게 생성형 AI를 실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