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아들, 남편 친구' 설득 실패하니 통합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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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해온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통합에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참패'한 것은 '신뢰의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주총 당일까지 집계한 우호 지분만 보면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그룹 부회장은 본인들과 특수관계인, 그룹 공익재단은 물론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아 43%까지 확보한 반면, 임씨 형제 측은 본인, 특수관계인, 개인투자자인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등 41% 정도의 우호지분만 확보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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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과 남편 고향 친구 설득도 못했기 때문이다'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해온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이 통합에 분수령이 될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그룹 지주사) 주주총회에서 '참패'한 것은 '신뢰의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주총 당일까지 집계한 우호 지분만 보면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그룹 부회장은 본인들과 특수관계인, 그룹 공익재단은 물론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아 43%까지 확보한 반면, 임씨 형제 측은 본인, 특수관계인, 개인투자자인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등 41% 정도의 우호지분만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사 선임을 놓고 벌어진 표 대결에서는 임 전 사장이 출석 의결권의 52.2%, 임 대표가 51.8%를 비롯해 임씨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5인이 모두 보통 결의(과반수 찬성) 요건을 충족했다.
반면 송 회장 측은 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가 48%로 이사회 진입에 실패헸고 나머지 추천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 지분은 4.5% 정도.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이들 소액주주들이 대부분 송 회장과 사측에는 반대표를 던지고 임씨 형제에게는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이 송 회장에 등을 돌린 것은 소재·에너지 전문기업인 OCI그룹과 제약기업인 한미약품그룹간 '이종 결합'이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송 회장 측과 회사가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주인 고 임성기 선대회장과 함께 한미약품그룹 경영에 관여해온 두 아들도 설득하지 못한 점은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더구나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을 통한 기업 통합은 개인 주주의 지분 희석을 가져오는 측면도 있어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은 공개적으로 반대를 천명하기도 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임씨 형제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임씨 형제를 지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는 등 통합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두 아들 설득에 실패한 송 회장의 또다른 패착은 남편 고향 친구이자 개인투자자지만 오너 일가만큼이나 많은 지분을 갖고 있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점이다.
신 회장은 고 임성기 선대회장의 고향 친구이자 12.5%의 지분을 갖고 있는 '큰손'이다. 7.6%의 국민연금보다 많은 지분이다.
이처럼 '캐스팅보트'를 쥔 신 회장이 주총을 앞두고 임씨 형제 지지를 선언했다. 이종 기업간 결합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된 것에 섭섭함을 느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결국 송 회장은 가족과 투자자, 시장을 설득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도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실제로 OCI측은 한미사이언스 주총 패배 이후 입장을 내고 "통합 중단'을 선언하며 "통합을 재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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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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