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선은 긋지만…마음 급한 범보수, 단일화 시동?
공식적으로는 단일화 선 긋는 각 당 지도부…"검토 안 해" "말도 안 돼"
다만, 선거 임박할수록 비용 보전 문제, 한 표 아쉬운 상황 압박에 동력 커질 듯
4.10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고, 조국혁신당의 돌풍까지 계속되며 진보 진영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계열 세력이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3자 구도'가 형성된 격전지에서 범보수 후보 단일화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각 당 지도부는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개혁신당 양향자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경력과 이름만을 넣고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와 용인갑 유권자들의 (단일화) 판단을 받아 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임원 출신인 양 원내대표가 검찰 출신의 이원모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표현한 정치적 수사로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3자 구도가 형성된 수도권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개혁신당 후보 지지율을 합산한 것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보수 진영 측에선 단일화와 보수 결집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용인갑은 경기신문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1~23일 선거구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민주당 이상식 후보 48.2%,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 40.5%, 개혁신당 양향자 후보가 3.1%의 지지를 받았다.
서울 종로구도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43%의 지지를 받았고,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33%,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 4%로 나타났다. 서울 영등포을, 경기 화성을, 경기 남양주갑 등의 상황도 비슷하다.
현재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는 단일화를 거부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단일화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김종인 상임고문도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단일화 논의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보수 진영에서는 단일화에 따른 득실을 고려했을 때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1+1이 반드시 2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범보수로 묶을 수는 있겠지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방향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각 당 지지층이 실망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혁신당의 경우 새로운미래와의 섣부른 제3지대 통합을 시도했다가 자중지란을 겪고 기존 지지층이 이탈하는 시련을 겪었던 만큼 단일화에 나설 동력이 더 약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4월 10일이 다가올수록 소요되는 선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데, 선거비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의 지지율이 유지될 경우 개별 후보들의 단일화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질 전망이다. 각 후보자는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 선거비용 전액을, 10% 이상 득표한 경우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
또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격전지에서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개별 후보마다 단일화에 따른 득실을 따져볼 수밖에 없는데, 일부 후보 캠프에서는 사전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는 이기기 위해서 다각도에서 생각해 봐야할 문제지, 배제할 일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3자구도가 펼쳐지는 곳에서 국민의힘이든 개혁신당이든 당 지지율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후보 캠프 사이에서 단일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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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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