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개통 송도역 복원한다더니…안전등급 낮다고 철거

이승욱 기자 2024. 3. 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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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수인선 종착역인 송도역 역사 복원에 나선 인천 연수구가 기존 역사를 철거한 뒤 원래 자리가 아닌 인근 공원 부지에 새로 지어 재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인천시와 연수구 등의 말을 들어보면, 연수구는 최근 도시개발 사업 과정에서 보존하기로 했던 옛 송도역사를 철거한 뒤 송도역 공원 부지에 같은 모양의 건물을 새로 짓기로 했다.

연수구가 2018년 꾸린 송도역사 복원사업 추진위원회에서도 건물의 역사성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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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협궤열차 다니던 수인선 종착역 ‘송도역’ 엉뚱한 곳에 복원키로
26일 낮 12시쯤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옛 송도역사. 도시개발 사업을 위한 철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역사 벽면에는 넝쿨이 달라붙었고, 주변에는 관리 안 된 초목이 가득하다. 이승욱 기자

옛 수인선 종착역인 송도역 역사 복원에 나선 인천 연수구가 기존 역사를 철거한 뒤 원래 자리가 아닌 인근 공원 부지에 새로 지어 재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인천시와 연수구 등의 말을 들어보면, 연수구는 최근 도시개발 사업 과정에서 보존하기로 했던 옛 송도역사를 철거한 뒤 송도역 공원 부지에 같은 모양의 건물을 새로 짓기로 했다. 옛 송도역사는 송도역세권 도시개발 사업 구역인 연수구 옥련동 104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다.

1937년 협궤 수인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송도역은 1973년 남인천역이 문을 닫으면서 수인선의 종착역 구실을 하는 등 인천의 철도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연수구가 옛 송도역사를 보존하려 했던 것도 건물의 높은 역사적 가치 때문이다. 연수구가 2018년 꾸린 송도역사 복원사업 추진위원회에서도 건물의 역사성에 주목했다.

연수구는 지난해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송도역사 건물 안전도가 ‘E’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계획 변경 사유로 든다. 안전도 ‘E’ 등급은 ‘주요 부재에 발생한 심각한 결함으로 시설물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할 때’ 내려진다. 연수구 관계자는 “구 입장에서도 해당 건물의 안전성이 E등급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안전진단을 한 업체 쪽이 건물 존치는 어렵다는 의견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학계는 연수구의 변경된 계획은 복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문화재 복원을 할 때는 정밀 실측 조사를 통해 복원에 활용할 부재 등을 선별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조사 계획 없이 복원 계획이 수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 복원 장소가 원래 위치가 아닌 인근 송도역 공원 부지로 변경된 것도 역사학계가 비판하는 지점이다. 홍현도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등록 문화재 중에도 안전도 E 등급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E 등급이 나왔을 경우 무조건 철거를 하지 않고 보강 작업 등을 거친다”며 “E 등급을 이유로 철거를 결정한 것은 매우 쉬운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6일 낮 12시쯤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옛 송도역사. 도시개발 사업을 위한 철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역사 벽면에는 넝쿨이 달라붙었고, 주변에는 관리 안 된 초목이 가득하다. 이승욱 기자

이에 대해 연수구 관계자는 “정밀 실측 조사는 문화재 복원 과정에서 진행되는 절차다. 옛 송도역사는 안타깝게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아 해당 절차가 필수적이지 않다”며 “내부 구조물에 사용된 부재는 최대한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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