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얼라인 ‘절반의 성공’JB주총서 사외이사 2명 선임
향후 JB금융 주주환원 강화될듯
비상임이사 증원 안건은 부결돼
28일 전북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 후보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J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 중 2명이 얼라인 추천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행동주의 펀드 추천 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라인은 JB금융 지분 14.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다만 얼라인이 제안한 안건 중 비상임이사 숫자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증원하는 방안은 부결됐다. 얼라인은 당초 총 5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 중 정수진 후보가 중도사퇴하면서 4명의 사외이사 후보가 남았다. JB금융 이사회는 얼라인 추천 후보 중 이희승 후보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후보로 동의한 바 있어 얼라인의 사외이사진 참여는 예고된 바 있다.
당초 지분 대결에서 JB금융 이사회 측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에도 얼라인이 추천한 김기석 사외이사가 선임된 것은 집중투표제 덕분이다.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번에 JB금융이 선임해야 하는 사외이사 수가 6명이라면 주주는 총 6표를 행사할 수 있고 6표를 특정 1명에게 집중 투표하는 것이 가능하다. 얼라인측의 전략적 투표를 통해 김기석 사외이사는 최다득표에 성공하며 이사진 입성에 성공했다.
한편 이날 주총엔 위임 주주를 포함해 2153명이 의결했다. 의결 가능한 주식 총 수도 약 1억6894만주로 의결권 주식 총수의 88.9%에 달했다.
김기홍 회장은 주총을 마치며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했고 그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이 됐다”며 “그간 대외적으로 주주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표출됐지만 기본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주주들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비상임이사는 “상장된 회사의 사외이사는 두 곳까지만 가능하다”며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는 이미 두 곳에서 사외이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 두 회사(SBS, 한솔홀딩스)에서 사외이사를 그만둔다는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비상임이사의 자격요건엔 결격사유가 되지 않아 표결엔 문제가 없다”며 “현재 사외이사인 두 회사에선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미 다 알고 있고 서면으로 제출한 자료엔 명시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총 중간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가 비상임이사로서 선임된 이후 거취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주총을 10분간 정회를 하기도 했다.
정회 이후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상장사 두 곳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상황에서 JB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JB금융지주의 이사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이남우 후보에게 기존의 사외이사 중 한 곳을 사임하겠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주총 전부터 JB금융지주의 우세가 점쳐졌다.. 지난해 말 기준 1대주주인 삼양사(14.61%)와 3대주주인 OK저축은행(9.65%)이 JB금융지우의 우군으로 분류되면서 25% 가량의 지분이 JB금융지주가 추천한 안건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4대주주인 국민연금(6.16%)도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고 있어, 국민연금의 지분까지 합치면 30%가 넘는 지분이 JB금융지주 안건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OK저축은행은 올 들어 지분율을 10.63%까지 약 1%포인트 끌어올리며 JB금융지주의 안건에 힘을 더 보태기도 했다.
얼라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총 전부터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섰다. 얼라인은 지난 26일 핀테크 기업인 핀다가 가지고 잇는 상호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 또 주주총회의 소집 절차 등이 명확한지에 대해서 감사인을 선임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업계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인 노르웨이연기금은 얼라인의 제안 건에 대해 모두 찬성의사를 밝혔다. 노르웨이연기금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37%이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행보는 엇갈렸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JB금융지주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JB금융지주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의사를 밝혔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핀다에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찬성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지난해에도 얼라인은 JB금융지주에 사외이사 선임·배당 확대를 두고 부딪쳤다. 당시 얼라인은 JB금융에 1주당 900원의 배당과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할 것을 제안했지만 해당 안건이 모두 부결된 바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한국을 통째로 옮겨달라…K산업에 푹 빠진 ‘이 나라’ 어디 - 매일경제
- 겁나서 못살겠다?…2조4000억 복권 당첨자, 실명·집 공개에 결국 - 매일경제
- 환자는 죽어나는데...의협 신임회장은 “의사 한명이라도 다치면 좌시 않겠다” - 매일경제
- “여보, 지금 사는 게 낫겠어”...34년만에 최저로 떨어진 엔화값 - 매일경제
- “반도체 봄날 왔다”…삼성, 1분기 흑자전환 확실, 얼마나 벌었을까 - 매일경제
- 눈 씻고 봤다, 너무 자연스러워서…아파트 ‘무개념 주차’, 속을 뻔했네 - 매일경제
- 매경이 전하는 세상의 지식 (매-세-지, 3월 28일) - 매일경제
- 아들 떠난지 3개월 만에…故이선균 부친 별세 - 매일경제
- “성관계 없었다” 우기는 아내…불륜男에 보낸 문자 보니 ‘증거’가 딱? - 매일경제
- “웰컴 백 준호” 외쳤던 손흥민, 뒤늦게 알려진 감동 세리머니...中 탈출 손준호, 컴백 반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