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컬처] "동시대 시각문화·긴급의제 제안"…클레어 퐁텐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

박은희 2024. 3. 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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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가 집단 클레어 퐁텐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연다.

클레어 퐁텐은 이탈리아 출신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 영국 출신 미술가 제임스 손힐 부부가 2004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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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퐁텐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 설치 전경.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클레어 퐁텐의 풀비아 카르네발레(왼쪽)와 제임스 손힐. 아뜰리에 에르메스 제공
클레어 퐁텐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에 설치된 작품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사진=박은희 기자
클레어 퐁텐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 설치 전경. 사진=박은희 기자

프랑스 예술가 집단 클레어 퐁텐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연다. 클레어 퐁텐은 이탈리아 출신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 영국 출신 미술가 제임스 손힐 부부가 2004년 설립했다. 이들은 레디메이드(마르셀 뒤샹이 창조해 낸 미적 개념) 아티스트를 표방한다. 상징자본의 핵심인 차별화된 작업 대신 보잘것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레디메이드 이미지를 차용해 자본주의의 금기사항인 소유권에 도전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번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에 출품한 작품 10점에는 대표작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도 포함했다. 네온사인을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설치한 시리즈물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어와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4점을 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민자·난민·실향민 숫자가 기록을 경신하는 우리 시대에 타자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과 인종 편견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해당 문구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주제로 선정돼 주목받고 있다.

카르네발레는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언어 버전을 베니스 비엔날레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방문한 모든 장소와 사람들, 번역 작업들을 연결하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어 버전을 작업할 때 '외국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번역해야할 지 고민이 많았다"며 "특수한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봐야 되는데, 여러 가지 의미가 결부되기 때문에 '포리너'가 아닌 '스트레인저'(이방인)로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외국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 그 이상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며 "번역 과정에서는 감수성, 언어의 구분론 등 여러 부분까지 고려해야 된다"고 부연했다.

안소연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는 "작가는 레디메이드의 빈 공간에 자신이 추구하는 실존적 사용가치를 채워넣음으로써 친숙한 이미지들을 동시대 긴급한 의제들을 다루는 강력한 매체로 변모시킨다"며 "이번 전시에 소개하는 대표작들은 동시대의 시각문화는 물론 긴급한 정치적 의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은 정치적 난민들의 장소가 된다'고 믿는 클레어 퐁텐 작품세계는 정치적 무력감에 잠식돼 있는 오늘날의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작품 안에 내재된 강력한 이상주의적 에너지는 예술 작품을 통해 현실을 직시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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