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중·고등학생 줄었지만···10명 중 4명은 아침 밥 안 먹어
지난해 코로나19 종식 이후 일상 회복이 진행되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중·고등학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매주 5일 이상 아침 밥을 거르는 등 식생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및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건강검사는 전국 초·중·고교생 8만7182명의 신체 발달 상황과 3만516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청소년 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5만2880명을 대상으로 식생활과 흡연·음주 현황 등을 파악한 자료다. 이는 학생 건강증진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중·고등학생의 정신건강 지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이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우울감 경험률’은 26%였다. 우울감 경험률은 2020년 25.2%에서 2022년 28.7%까지 상승하다 지난해엔 2.7%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은 3.9%포인트, 여학생은 3.4%포인트 감소해 더 많이 개선됐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2022년 41.3%에서 지난해 37.3%로 감소했다. 학생들은 스트레스 원인으로 ‘성적·진로에 대한 부담’(36.1%)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학업(25.9%), 외모(10.2%), 부모님과의 갈등(9.4%)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회복되고 대면 교류가 많아지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행 첫해인 2020년에는 원격수업 증가 등으로 정신건강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나빠졌는데, 지난해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도 다시 좋아졌다”고 말했다.
식생활 지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 5일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중·고등학생 비율은 41.1%로, 10명 중 4명 꼴이었다. 이는 지난 2005년 조사가 이뤄진 이후 역대 최고치다. 탄산·에너지·커피음료 등 단맛 음료를 주 3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의 비율도 2022년 63.6%에서 지난해 64.9%로 1.3%포인트 증가했다. 매일 1회 이상 과일을 먹는 비율은 16.0%로, 2016년(23.2%)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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