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이 K-바이오 산파…'맨파워' 앞세워 창업 사관학교로 부상
최근 삼성 출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제 삼성이 바이오 창업 사관학교 역할을 이어받았단 평가다. 원래 국내 바이오 업계엔 'LG사단'이 유명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와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등이 LG화학 출신이다.
최근 바이오 산업에서 삼성 출신 인사의 활약이 두드러진 배경에 삼성종합기술원에 1999년 만들어진 '바이오랩'이 있다. 당시 많은 연구자가 바이오랩에 참여했는데, 이들이 최근 바이오 창업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 출신 바이오 기업은 주로 의료와 IT의 융합, 신약개발을 위한 플랫폼 기술 R&D(연구개발) 등에 집중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뷰노와 인제니아테라퓨틱스,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 에이인비, 애스톤사이언스 등이 삼성 출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으로 꼽힌다.
뷰노는 의료 AI(인공지능) 기업으로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데이터 분석 및 지능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던 전문 연구원 3인방(김현준, 이예하, 정규환)을 주축으로 2014년 설립했다. AI로 의료 영상을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뷰노는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 지정, 국내 1호 선진입 의료기술 확정 등으로 기술 경쟁력을 뽐냈다. 지난해 6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아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메카'로 불리는 미국 보스턴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는 삼성 출신 바이오도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바이오신약 개발팀을 이끌던 한상열 박사가 기초과학연구원(IBS)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특허를 발판으로 2018년 설립한 인제니아테라퓨틱스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손상된 미세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복구해 만성 질환에 대응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한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혈관을 정상화하는 원천기술을 토대로 당뇨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 등 실명을 유발하는 안과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안과질환 전문 바이오 기업과 신약 후보물질 'IGT-427'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약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25년 코스닥에 상장하겠단 목표다. 향후 항암제와 정신질환 치료제 등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달 서울 홍릉 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연구하는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도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최재현 대표가 삼성종합기술원·삼성서울병원 생명과학연구소 등에서 근무한 이승현 CTO(최고기술책임자)와 2021년 공동으로 창업했다. 이피디바이오는 항체 단백질 조작기술을 접목한 바이오프로탁(bioPROTAC) 기반의 차세대 TPD 플랫폼을 보유했다.
삼성종합기술원뿐 아니라 2012년 출범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신도 바이오 창업 대열에 합류했다.
에이인비 공동 창업자인 박은영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서 경험을 쌓은 약물개발 전문가다. 에이인비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을 연구한다. 유한양행이 전략적투자자(SI)로 힘을 보탰다.
암 치료백신을 개발하는 애스톤사이언스의 정헌 대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신이다. 정헌 대표는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임상의로 근무했고 미국 머크(MSD)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신약을 연구했다. 2018년 애스톤사이언스를 창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바이오에서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집중하면서 신약개발 관련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연구자가 창업을 선택했다"며 "최근 삼성 출신 인사가 바이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삼성이 바이오를 핵심 사업으로 삼고 인재를 흡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삼성 출신 바이오 맨파워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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