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야당 한게 뭔가" "정부도 한숨만"…엇갈린 계양을
원희룡 "계산역·임학역 통합개발,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
이재명 "계양 첨단산업단지 지정, 역세권 고밀도로 개발"
명룡대전 막이 올랐다. 진보 텃밭으로 불리는 '인천 계양을'에서는 정치권의 '잠룡'들이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은 명룡대전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로 쏠려있다. <머니S> 인천취재본부가 돌아본 인천 계양을 지역구 표심은 엇갈리고 있다. "야당 의원들이 배지를 달고 있을때 지역 발전이 없었다"는 의견이 있는 가 하면 "현 정부의 실정을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선거일까지 10여일 남은 기간 유권자들의 표심이 과연 어디로 쏠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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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것 보고 있으면 한숨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는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하는데 이번에 아주 몰표를 줘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심판해야 합니다."(상인 최명선(49)씨)
"현재의 정치인들은 국민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싸우기 바쁘고 민생은 뒷전입니다. 저는 이번에는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주위에 저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요."(대학원생 이철호(28)씨)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계양구에서 만난 사람들의 민심은 갈렸다. 이들의 볼멘 소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정치에 혐오를 느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정치혐오를 이겨내고 유권자의 표심을 얻은 승자는 누가될지 국민들의 관심이 계양을에 쏠리고 있다.
오래전부터 인천 계양을 선거구는 진보진영의 텃밭으로 불렸다. 계양구가 갑·을로 나눠진 것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인데 지금까지 계양을에서 실시된 다섯 차례 국회의원 선거와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승리한 것은 보궐선거 한 번뿐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인 이재명 후보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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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장관이 내세우는 슬로건은 '원희룡은 진짜 합니다'다. 원 후보측은 국토부 장관 경력을 살려 다양한 교통 개발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대표 공약은 계산역·임학역 역세권 통합개발과 서울 지하철 9호선의 동양동·박촌역 연장, 서울 지하철 2호선의 계양·서운·작전 연장이다.
원 전 장관 이미 공약 이행 시간표까지 준비하는 등 표밭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캠프 측의 설명이다.
원 후보는 실제로 이날 소규모 카트 유세차를 직접 끌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도로 소음을 최소화하고 시장·좁은 골목길 등을 구석구석 다니며 계양 주민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이른바 '야쿠르트 카트'로 알려진 카트 유세차엔, '꼬마버스 타요'를 연상시키는 빨간색 시트지를 붙였다.
원 후보는 "대형 트럭에 후보 포스터만 걸고 시끄러운 확성기로 떠들며 주민 눈살 찌푸리게 하지 않겠다"면서 "직접 주민들을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공약을 설명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은 전국 고등학생들이 3월 '전국 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날이기도 하다. 원 후보는 "계양의 미래 세대를 선거 소음으로 방해하면 안 된다"며 "오늘은 유세 트럭도 확성기 없이 유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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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의 표심 공략 포인트는 '정권심판'이다. 여기에 다양한 공약을 제시해 계양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돌려준다는 복안도 내놨다.
이 대표의 지역구 핵심 공약은 계양테크노밸리의 첨단산업단지 지정이다. 계양테크노밸리를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로 만들고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주요 내용이다.
이와 함께 3기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철도망이 깔리지 않은 점을 개선하고 원도심 재개발 재건축 과정에서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겠다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정권 심판'을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국민께서 맡긴 권력과 예산을 사유화하고 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부패 집단에 국민을 업신여기는 반민주적 집단에 나라를 계속 맡길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고 권력의 주체"라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미래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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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인천광역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도는 46%로 원 후보(42%)를 4%포인트(p) 앞섰다. 오차범위(±4.4%p) 이내였다.
지난 7일 선거구 획정 전을 기준으로 진행한 '뉴스1 격전지 여론조사' 1차에서 이 후보는 45%, 원 후보는 41%를 얻었다.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1%p씩 증가해 격차를 유지했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선이 예상되는 후보'를 묻는 조사에선 두 후보 간 격차가 벌어졌다. 이 후보는 56%를 기록, 원 후보(31%)를 25%p 차로 앞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5~26일 인천 계양구 을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에게 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 후보가 47.2%, 원 후보가 43.6%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쪽인 3.6%p였다.
인천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명룡대전은 이번 총선 판에 중요한 결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양 당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진검 승부인 만큼, 그 무게감도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지층 결집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중도층을 잡는 당이 승리를 따내는 거 아니냐.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어 판세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뉴스1 2차 조사는 선거구 획정 후(작전서운동 편입, 계산1·3동 제외)를 기준으로 한 반면, 1차 조사는 선거구 획정 전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여론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ARS 전화조사로 이뤄졌으며 통신사에서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무선 90%와 15개 주요국번 RDD 유선 10%를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고 응답률은 6.2%다. 2023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 연령대, 지역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인천=차성민 기자 csm7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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