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광현이 포수로 변신한 사연 [스토리 베이스볼]

김현세 기자 2024. 3.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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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 기록도 없다."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6)은 2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포수 미트를 꼈다.

김광현은 "팬들은 물론 선수단을 위해 고생하는 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 기록도 없었다"며 "2000이닝을 달성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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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 기록도 없다.”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6)은 2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포수 미트를 꼈다. SSG 불펜포수 권누리(33) 씨가 시구자로 나서기 때문이었다. 이날 김광현은 매번 자신의 공을 받아주는 권 씨와 역할을 바꿔 시포자로 변신했다.

이날 시구는 김광현이 지난해 개인통산 2000이닝(현재 2020.1이닝)을 달성하기까지 자신을 도와준 많은 구단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그 대표로 시구자를 맡은 권 씨는 “(김)광현이 형의 공을 받기만 하다 역할을 바꿔보니 정말 뿌듯했다”며 “형의 3000이닝, 그 이상의 순간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0이닝은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기록이 아니다. 김광현을 비롯해 KBO리그 43년 역사에서 9명밖에 이루지 못했다. 그 가운데 현역 선수는 김광현과 양현종(KIA 타이거즈·2337.2이닝)뿐이다. 김광현은 그래서 더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했다.

SSG 불펜포수 권누리 씨. 사진제공 | SSG 랜더스
김광현이 고민 끝에 후드티 2000장을 만들었다. 팬들에게 1400장, 불펜포수를 비롯해 그라운드키퍼, 구단버스기사, 선수단식당 영양사와 조리사 등 구단 관계자들에게 100장을 전달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광현이 디자인과 사이즈, 소재 선택은 물론 제작 과정에까지 직접 참여해 만든 선물”이라며 “프런트와 머리를 맞대 선물 전달 방법과 관련 행사 또한 함께 기획했다”고 귀띔했다.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에는 고려사항이 많았다. 온·오프라인 추첨부터 선착순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안전부터 특혜 논란 발생 우려 등까지 김광현이 직접 세세히 챙겼다. 구장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현상이야 어쩌면 당연했지만, 그럼에도 김광현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좋은 마음으로 나눠드리고 싶었는데, 팬들과 구단 직원 분들을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도리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또 다른 500장 역시 뜻 깊은 곳에 전달됐다. 인천지역 보육원 교사들도 세상에 2000장밖에 없는 후드티를 입게 됐다. 구단 관계자는 “김광현이 보육원 교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싶다고 먼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팬들은 물론 선수단을 위해 고생하는 이 분들이 없었다면 내 기록도 없었다”며 “2000이닝을 달성하기까지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가 생기면 그 분들께도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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