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수원서 직박구리 집단폐사...고의로 감귤에 주입한 농약 원인
오재용 기자 2024. 3. 28. 16:19
제주 과수원에서 새 200여 마리가 귤을 먹고 집단 폐사한 원인이 고의로 주입한 농약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자치경찰단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 과수원 내 감귤에 일부러 주사기로 농약을 주입해 이를 쪼아 먹은 직박구리와 동박새 등 새 200여 마리를 폐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전날 오전 11시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한 과수원에서 새 수백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폐사한 200여 마리는 대부분 직박구리로, 동박새 20여 마리도 포함됐다. 현장을 확인한 조류단체 등은 새들이 과수원에 있는 귤을 먹고 농약중독에 의해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서 살아 있는 개체는 한 마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관계자는 “직박구리는 먹이로 귤 등을 선호하는 종”이라며 “새들이 귤을 쪼아먹으면 구멍이 생기는데 거기에 농약을 주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범행 내용은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은 A씨 조사와 별개로 열매와 사체 내 성분을 각각 분석해 독성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직박구리와 동박새는 1년 내내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대표적인 제주 텃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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