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뛰니 '주가≥순자산' 기업 40% 늘었다

김재현 전문위원 2024. 3. 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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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시작된 일본의 이른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이 절반이 넘는 일본 상장기업의 주가 부양책을 마련하기 위해 3300여 상장기업에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제출하게 한후 1년여만에 성과가 나타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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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225지수, 1년 새 PBR 1배 이상 종목 46개 늘어
지난 4일 4만엔을 돌파한 일본 닛케이225지수/로이터=뉴스1

지난해 3월 시작된 일본의 이른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책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닛케이225지수의 PBR 1배 이상 종목은 불과 1년 만에 101개에서 147개로 40% 넘게 늘었다.

2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케이225지수 중 3월 27일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가 넘는 종목이 147개로 지난해 3월말 101개에서 큰 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일본 대형주 225개 종목으로 구성된 일본 대표 지수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 1배 미만 기업이 절반이 넘는 일본 상장기업의 주가 부양책을 마련하기 위해 3300여 상장기업에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제출하게 한후 1년여만에 성과가 나타난 것. 일본 증시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등 자본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됐다.

닛케이는 PBR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것임을 감안하면 기업의 자본정책 뿐 아니라 주가 상승도 저PBR 해소를 견인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1년 간 니케이225지수는 약 1만3000엔 상승한 4만1000엔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세이아자산운용의 마츠나미 슌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 기업이 쌓아둔 사내유보금의 가치가 떨어진다. 기업들이 잉여 자금을 주주환원, 성장 투자로 돌리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본 주식 매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의 PBR 1배 이상과 1배 미만 종목 수/사진=닛케이 홈페이지 캡처

PBR 1배를 회복한 대표 종목은 시가총액 1위인 토요타다. 지난해 3월말 0.89배에 불과했던 PBR은 지난 27일 기준 1.59배로 상승했다. 견조한 실적과 엔저 호재로 토요타 자동차 시총은 일본 주식 최초로 60조엔(약 532조원)을 돌파했다. 미쓰비시 상사도 같은 기간 0.84배에서 1.67배로 두 배 올랐는데, 작년 봄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일본 5대 상사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닛케이225지수 구성종목 중 PBR이 1배 미만인 종목 수는 지난해 3월말 124개에서 지난 27일 기준 78개로 급감했지만, 은행·철강·비철금속 업종은 여전히 1배 미만인 종목이 눈에 띈다. 미쓰비시UFJ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들은 상장기업을 향해 주주가치 개선 방안을 요구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라쿠텐증권의 쿠보타 마사유키 스트래티지스트는 "건전한 재무여력에 비해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이 부족한 기업이 여전히 있다"며 "일본 주식 전체의 PBR 개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 수석 주식 전략가는 현재 일본 기업의 PBR 제고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가 상승 등 외부 요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일본 주식이 더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주주들의 자금인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 확대 같은 일시적 대응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자본수익성을 높여야만 일본 증시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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