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떠나지 않은 부상 악령, 나성범 이어 황대인까지 이탈… 재검까지 최대 4주 '장기 이탈 위기'

김태우 기자 2024. 3. 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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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황대인이 3회말 1사에서 우익수 앞에 안타를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다가 다리부상을 입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황대인이 3회말 1사에서 우익수 앞에 안타를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다가 다리부상을 입고 그라운드에 쓰러지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KIA는 주축 야수들의 부상 이탈에 제대로 울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간판 타자이자 핵심인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더니, 개막 시리즈에서는 가장 성장한 야수로 평가됐던 김도영이 발을 다쳐 역시 장기 이탈했다. 이들이 모두 돌아온 이후 무시무시한 타선의 힘을 뽐냈으나 시즌 막판 나성범 박찬호 최형우가 차례로 부상으로 제외되며 막판 힘이 빠졌다. 결국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그런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부상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역시 사람의 힘으로 다 되는 건 아니다. 올해도 부상 악령은 KIA를 떠나지 않았다. 시범경기 도중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 4월 일정 소화가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황대인(28)까지 부상으로 빠져 엔트리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KIA도 타격감이 좋은 선수를 잃었다는 점에서 낭패지만,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황대인의 경력에서도 큰 시련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28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전날 부상으로 이탈한 황대인에 대해 "피가 많이 고여 있어서 어느 정도인지 아직까지 체크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2주 정도 지나고 아이싱을 해서 피가 어느 정도 없어져야 어느 상태인지를 체크할 수 있다고 보고 받았다"면서 "2~3주 정도는 아이싱만 진행해서 피를 최대한 없애는 것만 할 수 있는 상태다. 2주나 3주 후에 피가 없어지고 난 뒤에 다시 찍어봐야 어느 정도 상태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KIA 관계자는 "재검까지 최대 4주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재검에서 정확한 재활 기간이 밝혀질 만큼, 재검까지 최대 4주가 걸린다는 것은 실제 결장 기간은 그보다 더 길어질 것을 시사한다. 즉, 두 달 가까운 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활 기간은 추후 정확한 검진을 통해 다시 밝혀지겠지만, 적어도 4월 내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이는 흐름이다.

황대인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7번 1루수로 출전해 행운의 안타 두 개를 만드는 등 이날 경기 운이 따르는 듯했다. 1회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쳤으나 상대 좌익수 고승민이 타구를 놓치면서 안타가 됐다. 이어 6-0으로 앞선 3회에는 우익수 방면으로 뜨는 타구를 기록했다. 그런데 우익수와 2루수 모두 잡기 어려운 지점으로 향했고, 이 역시 안타로 이어지며 이날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직후 있었다. 아웃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은 황대인은 속도를 붙여 1루를 돌다가 좌측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꼈다. 1루를 돈 직후 넘어진 황대인은 엉금엉금 기어 1루로 귀루해야 했다. 직후 좌측 햄스트링에 통증을 호소했다. 트레이닝코치들이 급히 뛰어나와 상황을 확인했고 경기가 어렵다는 판단 하에 교체 사인이 들어갔다. 황대인은 마지막까지 경기장에 남고 싶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햄스트링에 큰 충격이 간 상태였다.

황대인은 홀로 제대로 걷지 못했고, 결국 권유를 받아들여 그라운드에 누웠다. 들것과 구급차가 함께 들어왔고, 구급차에 실려 구단 지정 병원인 선한병원으로 이동했다. 황대인은 이날 MRI 촬영을 했고, 결국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차라리 평범한 뜬공으로 아웃이 됐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행운이 가져가 준 불운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황대인의 지금까지 과정을 잘 아는 이라면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질 만한 부상이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5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황대인은 그간 KIA의 중심 타선을 이끌어갈 거포 유망주로 뽑혔다. 예상보다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도 있었는데 2022년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이 돼 129경기에 나가 타율 0.256, 14홈런, 91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대로 쭉 성장한다면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는 통에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했고 실적도 남기지 못했다. 황대인은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장타율 0.322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변우혁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데다, 타격 성적까지 떨어지며 팬들의 비판도 강했다. 시즌 뒤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느라 재활까지 해야 했다. 결국 1군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채 2군에 머물렀다. 몸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말 1사에서 우익수 앞에 안타를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다가 다리부상을 입은 KIA 황대인이 앰뷸런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다리부상을 입고 앰뷸런스로 이송되는 황대인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황대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비시즌 거의 매일 함평의 2군 시설로 출근하며 재활 및 훈련을 묵묵하게 소화했다. 비시즌 결혼도 한 황대인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호평도 많이 들렸다. 그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퓨처스팀 캠프에서의 성과가 좋았고,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의 추천을 이범호 KIA 감독이 외면하지 않았다. 황대인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은 황대인의 훈련 성과를 1군에서 확인해 보고 싶어 했고, 1군 시범경기에 올려 기회를 줬다.

황대인은 그 기회를 잡았다.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8(19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7안타 중 홈런이 4개, 2루타가 하나로 장타율은 무려 1.053에 이르렀다. 높은 쪽 코스에 강점을 보이며 올해 ABS 시스템 도입 하에서 기대를 모은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개막 주전 1루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역전 레이스를 완성했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올해 주로 1루수를 볼 것으로 예상했던 이우성이 다시 외야로 나갔고, 시범경기에서 타격이 좋았던 황대인이 1루로 들어간 것이다. 황대인이 좋은 활약을 했기에 가능했던 변화이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 세 번째 경기에서 다치며 당분간은 출전이 쉽지 않아 보이고, 지금까지 좋았던 흐름이 뚝 끊겼다는 악재까지 맞이했다. 재활과 치료를 하고 부상 부위가 완벽하게 나은 뒤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지금의 타격감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았던 것들이 다 잊힐 수도 있는 위기다.

KIA도 다소 머리가 아파졌다. 나성범의 이탈에서 이우성을 외야로 돌릴 수 있었던 것은 황대인의 타격감이 괜찮아 1루에 대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대인까지 빠지면서 1루는 다시 채워 넣어야 할 상황이 됐다. 베테랑 서건창이 1루 훈련을 병행하면서 선발 1루수로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아직 전문 1루수의 움직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200, 출루율 0.238에 이어 아직 정규시즌에서도 안타를 개시하지 못한 상황으로 타격감이 그렇게 좋다고도 볼 수 없다.

이범호 감독은 1루에 대해 "이제는 우성이를 1루로 써야할 것 같고, 외야는 이창진을 김호령을 돌아가면서 써야 할 것 같다"면서 "서울(주말 잠실 두산전) 갔을 때 윤영철이 들어와서 던지는 날 선수 한 명을 빼야 한다. 다음 주 초까지만 투수를 한 명 더 써야 할 것 같아서 다음 주 초중반까지만 (엔트리 구성, 투수 14명) 이 상태로 가고 그러고 나서는 1루수를 한 명 더 올려야 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다음 주 중반 이후로는 투수가 13명이 되는데, 그때 투수를 하나 내리면서 1루수 하나를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2군에는 변우혁이 있다. 퓨처스리그 첫 두 경기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에 홈런 한 방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범호 감독이 꾸준하게 지켜본 자원인 만큼 1루수를 찾는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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