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노장 구단이라고?…‘송영진·조병현·이로운’, 여기 빛나는 ‘밀레니얼’ 원석들이 있다
지난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SSG전.
경기 초반부터 SSG에 답답한 흐름이 형성됐다. 선발 투수 박종훈이 제구 난조로 볼넷을 남발했고, SSG는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박종훈은 이날 2이닝 동안 59구를 던져 안타는 1개밖에 맞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무려 6개나 허용하며 1실점(비자책)했다. 실책까지 겹치며 크게 흔들린 박종훈은 결국 조기 강판당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지만 경기를 포기하기엔 일렀다. 두 번째 투수가 좋지 않은 흐름을 제때 끊어주기만 하면 SSG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박종훈에 이어 프로 2년 차 신예 송영진을 올렸다.
송영진(20)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SSG 지명을 받은 오른손 투수다. 지난해에는 신인답지 않은 배짱 있는 투구로, 김광현의 ‘대체 선발’ 기회를 얻는 등 꽤 주목받았다.
송영진은 이날 역시 시원시원한 투구로 금세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4회 선두 타자 볼넷에서 시작된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실점하긴 했으나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5개나 잡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우완 조병현(22)도 만만찮은 투구로 이목을 끌었다. 조병현은 송영진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라온 좌완 한두솔이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다.
조병현은 요나단 페라자를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한 뒤, 채은성과 노시환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2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최고 시속 148㎞찍힌 빠른 공의 위력이 돋보였다.
묵직한 구위를 자랑하는 우완 이로운(20)도 제 몫을 해줬다. 이로운은 8, 9회 멀티 이닝을 ‘퍼펙트’로 처리하며 마지막까지 팀이 추격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 등 상대 투수진에 고전한 타선이 침묵하며 1-3으로 패했지만, SSG는 장차 팀의 선발 또는 승리조로 뛰어야 할 영건들의 기량을 꽤 긴장감 높은 상황에서 점검할 수 있었다.
‘베테랑 구단’ 이미지가 짙은 SSG는 올해부터 점진적인 ‘세대교체’에 나선다. ‘불혹의 베테랑’ 노경은과 고효준이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투수진에도 젊은 활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송영진, 조병현, 이로운 등 2000년대생 젊은 투수들이 이날 보여준 투구는 그 희망을 키웠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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