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 해도 좋다, 그러나 걸을 수 없을 만큼 에너지 쏟아라”…韓 오자마자 개별 면담, 1984년생 스페인 감독은 바란다 [MK수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3. 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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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의 에너지 쏟아라.”

KB손해보험은 2023-24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KB손해보험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 건 V-리그 출범 후 처음이었다. 또 5승 31패 승점 21점에 그쳤는데 단일 시즌 한 자릿수 승수 역시 2005시즌 9승(11패) 이후 19년 만이었다. 시즌 중반 2019-20시즌 세웠던 팀 최다 연패 타이 12연패까지 기록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팀의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을 함께 했던 후인정 감독이 시즌 막바지 자진사퇴했다. 김학민 감독대행이 잔여 시즌을 이끌었던 가운데 여러 국내외 지도자의 이름이 거론됐으나 KB손해보험의 선택은 미겔 리베라였다.

미겔 KB손해보험 감독. 사진(수원)=이정원 기자
미겔 KB손해보험 감독. 사진(수원)=이정원 기자
미겔 감독은 1984년생으로 스페인 출신이다. 2006년부터 스페인 자국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스페인 U19 및 U21 대표팀 코치, 2014년부터 2016년에는 스페인 국가대표팀 전력분석을 맡았다. 2017년부터 2021년에는 코치로 활약했다.

그러다가 2016년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스페인리그 CV 테루엘. 미겔 감독은 정규리그와 챔피언십 통합 우승 2회(2017-18시즌, 2018-19시즌) 스페인 컵대회 2회 우승(2018년, 2020년), 스페인 슈퍼컵 5년 연속 우승(2016~2020년) 등 연이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팀을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 시켰다.

2023년에는 스페인 U21 대표팀 감독을 임시직으로 맡았으며, 2023-24시즌에는 스페인 여자배구리그에서 감독직을 역임했다.

미겔 감독. 사진=스페인 배구협회 SNS 캡처
2022년부터는 스페인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고 있었다. 미겔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후 세계 강호들이 대거 포진한 유럽 지역에서 선전하며, 부임 당시 49위였던 국제배구연맹(FIVB) 순위를 단숨에 33위까지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B손해보험에 집중하기 위해 스페인배구협회에 사표를 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전통의 명문 구단으로 재도약하고 차기 시즌 팀의 우승권 도약을 이끌 수 있는 국내외 지도자들을 면밀히 검토했다. 다양한 후보들 중 미겔 감독이 KB손해보험을 체계적으로 성장시킬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선임 배경에 대해 밝혔다.

28일 오전 KB손해보험 연습체육관인 수원 KB인재니움에서 취재진과 만난 미겔 감독은 “감독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한국에 온 게 처음이다. 설렌다. KB손해보험에서 연락을 줬을 때 감사했다. 많은 후보 가운데 나에게 믿음을 줘 감사하다. 정말 기분이 좋고, V-리그에 합류한 것도 영광이다. KB손해보험이 성장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미겔 KB손해보험 감독. 사진(수원)=이정원 기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겔 감독의 첫 해외 도전이다. 많은 나라 가운데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前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영향이 있었다.

미겔 감독은 “ V-리그를 잘 알고 있었다. 비예나를 포함한 스페인 선수들이 많이 뛰었다. 또 세자르 감독과 친분이 있다. V-리그와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좋은 도전이라고 해서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세자르 감독은 한국 배구의 구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유럽 배구가 가지고 있는 이해도와 한국 배구가 가지고 있는 이해도가 다르다고도 말을 하더라. 그러나 그건 자연스러운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는 분명 차이점이 존재한다. 컬처 쇼크가 오는 것도 당연하다”라고 웃었다.

미겔 감독이 KB손해보험에 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건 선수단 개별 면담이었다.

미겔 감독. 사진=KB손해보험 SNS 캡처
그는 “선수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했다. 선수이기 전에 사람을 알아가는 게 중요했다. 모두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선수들의 첫인상은 긍정적이었다.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선수들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선수들도 많은 변화를 바라고 있다. 외국인 감독이 처음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면담에 응했고, 생각이 열려 있다. 본인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를 해줘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당장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수는 감독에게 믿음을 주고, 감독님은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 같이 앞으로 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 미들블로커 한자리와 주전 리베로 정민수의 기복 있는 아쉬운 경기력 속에 최하위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미겔 감독은 “누구를 탓하기 싫다. 한 팀이 한 시즌에 5승 31패를 했다는 건 모두의 책임이다. 미들블로커와 리베로의 탓이 아니다. 우리 팀의 경기력을 봤을 때 6, 7위가 맞았다. 우리는 한두 포지션이 아니라 선수 전반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미겔 감독. 사진=KB손해보험 SNS 캡처
미겔 감독이 보여주고픈 KB손해보험의 배구는 에너지 넘치는 배구.

그는 “내년 시즌 마지막에는 끝나고 걸어 다닐 수 없을 만큼의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시즌이 끝났을 때 선수들이 힘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를 투자할 것이다. 우리가 에너지를 다 쏟아낸다면 2등을 해도 좋다. 그러나 ‘더 잘할 수 있었는데’란 후회가 남는다면 화가 날 것이다. 어떤 특정 순위가 우리의 목표는 아니다. 결과는 약속드리지 못하지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미겔 감독. 사진=KB손해보험 SNS 캡처
끝으로 미겔 감독은 “내가 가장 기대하는 건 홈 팬들의 모습이다. 우린 홈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우리의 좋은 경기력이 팬들의 관심을 높이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희망했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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