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을까?’ 5년 전보다 줄었지만 전문가 상담은 7.9%만

복지부, ‘2023년 자살실태조사’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 가운데 절반가량이 ‘경제적 어려움’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자살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정부는 자살에 대한 국민 인식과 자살시도자 통계를 분석한 내용을 5년마다 공표한다. 자살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는 19∼75살 성인 280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살시도자 통계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3만665명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14.7%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18.5%)보다 3.8%포인트 줄었다. 여성(16.3%)이 남성(13.1%)보다 자살생각을 더 많이 했으며, 의료기관을 가게 된 자살시도자도 여성(64.8%)이 남성(35.2%)보다 약 1.8배 많았다. 연령대는 19∼29살(29.4%), 18살 이하(14.0%), 30∼39살(13.9%) 순으로, 청년층이 전체 자살시도자의 57.3%에 달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생각하게 된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4.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정생활의 어려움’(42.2%)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으며, ‘외로움·고독 등 정서적 어려움’(19.2%), ‘신체적 질병의 어려움’(16.1%)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자살시도자의 통계를 보면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3.2%)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인관계 문제’(17.0%), ‘말다툼·싸움 등 야단맞음’(7.9%), ‘경제적 문제’(6.6%) 순이었다. 자살시도 당시 술을 마셨던 사람도 31.2%나 됐다.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 10명 가운데 4명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본 적이 있으며 7.9%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받지 않은 이유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23.9%)가 많았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2022년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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