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에 속았다”…보름 만에 30% 뛴 이마트, 두달 만에 제자리로
28일 오후 1시 현재 이마트 주가는 6만8500원으로 전고점인 지난 2일 8만8500원 대비 22.60%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21% 상승한 데 비하면 매우 큰 낙폭이다.
이마트는 지난 2011년 신세계에서 할인점 부문을 분할해 상장된 이후 주가가 꾸준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2011년 9월 20일 기록한 33만4000원이 아직까지도 사상 최고가로 남아있다. 13년 동안 주가가 거의 5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사상 최저가는 지난 1월 19일 기록한 6만7200원이다. 이마트는 사상 최저가를 찍은 다음날인 1월 20일 돌연 5.30% 올랐고 29일에는 15.24%나 상승했다. 계단식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이마트는 1월 19일 저점에서 다음달 2일까지 불과 보름새 31.70% 급등했다. 이렇게 급등한 주가가 두달여새 제자리로 돌아와 재차 사상 최저가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이마트의 주가가 급반등한 것은 이마트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는 PBR이 1배를 크게 밑돌아 주가 상승여력이 크거나 대량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거론됐다.
이마트는 PBR이 국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1월 19일 주가 기준으로 이마트의 PBR은 0.16배다. 부채를 제외한 기업의 순자산이 100만원인데 시장에서는 16만원의 기업가치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마트의 PBR은 코스피200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낮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2500여개 전체 상장사 중에서도 14번째로 낮다.
이커머스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 오프라인 유통회사들은 대규모 할인을 통해 고객을 끌어올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매출은 유지 혹은 성장하더라도 수익성은 악화된다. 이마트만 따로 떼놓고 보면 지난 2022년 172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9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이마트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시행키로 했고 지난 2020년 신용등급 첫 강등 이후 4년 만에 한 차례 더 강등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쿠팡과 맞대결을 펼쳐야 할 쓱닷컴도 지난해 1030억원의 적자가 났고 지난 2021년 3조4000억원을 주고 인수한 G마켓도 지난해 321억원의 적자가 났다.
최근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이마트 주가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가 지분 42%를 보유한 자회사 신세계건설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 187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서도 적자를 낸 데는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신세계건설은 부채비율이 900%를 넘길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최근 몇년새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투자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어느 쪽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전략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컬리와 이마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십년 전 대비 4분의 1토막이 나 있다. 이는 쓱닷컴을 비롯한 본업에서 전략이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야 할지 여러 해 동안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고, 쿠팡에 대항하고자 G마켓 옥션을 무리하게 인수했지만 물류 통합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영업권 상각과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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