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면 터진다? 건설업계 ‘4월 위기설’ 뭐길래 [뉴스in뉴스]

임승창 2024. 3. 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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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금융 당국 수장들의 브리핑이 있을 때면 이른바 '4월 위기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위기에 노출된 중견 건설사들 몇몇이 법정 관리에 들어갈 거다, 이런 내용이 핵심인데 위기의 실체는 뭔지, 또 과장된 면은 없는지 임승창 해설 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네, 위원님 어서 오십시오.

지난주 정부가 건설사 '4월 위기설' 근거 없다고 일축을 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런저런 데이터 갖고 오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냐? 문제 제기도 하는 것 같아요. 누구 말이 맞습니까?

[기자]

어제도 대통령실 경제 수석이 다시 한번 얘기했더라고요. 4월 위기설은 없다. 이렇게 명확히 얘기했는데 일단 가장 정확한 건 숫자니까 상황을 숫자로 좀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가장 최근 통계가 지난해 말 기준인데 부동산 PF, 그러니까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연체율이 2.7%로 집계 됐거든요. (금융권에 대한 연체율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전체 금융권이고요. 전 분기보다 0.28%p 높아졌으니까 많이 높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죠.

[앵커]

그런데 이제 연체율이 2.7%라고 하셨는데 그게 평균치잖아요. 이 안에서도 금융권 1, 2를 좀 나누어 봐야 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1금융권은 아무래도 안정적인 본 PF 대출이 주고, 그 다음에 2금융권은 좀 위험성 있는 브릿지론이 주거든요. 그런데 2금융권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특히 증권사가 13%를 넘어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요. 저축 은행도 6.94%, 그러니까 7% 가까이 되기 때문에 금융기관별로 편차가 좀 크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제 연체율이 소폭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감독당국이 대손충당금, 그러니까 쉽게 얘기해서 손실이 날 위험이 있는 대출을 미리 손실로 잡아놔라 이렇게 여러 차례 강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거를 실제로 금융기관들이 그렇게 이행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이 번질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굉장히 낮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죠. 정부 입장에서는.

[앵커]

어쨌든 위기가 있기는 있는 거네요. 다만 그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정부는 좀 보고 있는 것 같고요. 올 들어서 몇 개 정도 부도가 났습니까? 건설사들.

[기자]

지금 제가 정확한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섯 개에서 일곱 개 정도였던 걸로 기억이 나고요. 최근 한 2, 3년 정도 보니까 부도 업체 수가 좀 줄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까 조금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종합 건설사들이 만 개가 넘거든요, 그 중에서 지금 한 다섯 개 문제 된 게 이게 많냐 적냐 이 궁금증이 하나 있고. 그리고 금융기관이 문제가 되지 않으면 건설사들이 연쇄 부도까지 갈까 싶기도 한데 왜 4월에, 지금 와서 이런 위기설이 나오는 그 근거는 뭡니까?

[기자]

일단 가장 큰 이유는 추세 때문으로 보이거든요? 부동산 PF 연체율이 1년 전과 비교하면 배 이상 높아졌어요. 2022년 말에 1% 초반대였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이제 건설 경기도 안 좋다 보니까 아 이게 부실화가 이제 시작되는 거 아니냐 본격적으로. 이런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예, 회사는 어느 정도 돌아가는데 만기가 4월에 오니까 금융기관이 이제 더 이상 연장 안 해 줄 거니까 여기서 문제가 된다는 건지, 아니면 이런 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회사 자체가 지금 너무 안 좋아서 지금 위기 설이 나오는 건지, 어느 방향으로 지금 흘러가고 있는 겁니까?

[기자]

일단 대출은 만기가 되면 갚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회사 상황이 안 좋으니까 갚기 어려운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걸로 봐야겠죠. 그러면 금융기관이 만기를 연장해 주느냐 판단 기준은 이 회사가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느냐 여부일 겁니다. 그래서 지금 그 건설 현장 상황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나라 건설 현장이 한 4만 7천 곳 정도 되거든요. 워낙 많다 보니까 정확히 일일이 상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걸 가늠해 볼 수 있는 통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전문 건설 업체들이 공제 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인데요. 이게 뭐냐면 전문 건설 업체들이 이렇게 공사를 수주하고 공사를 했는데 공사 대금을 못 받을 수가 있잖아요?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공사 시작 전에 미리 보증에 가입하게 돼 있습니다.

[앵커]

일종의 보험료 같은 성격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바로 이 보증금 청구액이 1년 전보다 한 23% 정도 늘었다고 해요. 액수로는 2천300억 원이 넘고요. 그런데 올해 1, 2월 추세를 보니까 이 증가율이 그러니까 보증금을 달라 이런 증가율이 30%대로 높아졌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건설 회사들이 나중에 돈 못 받을 거에 대비해서 보험료 넣어 놨는데 지금 그걸 청구한다는 얘기는 개인이 비유하면 지금 돈 없어서 보험 깨는 그런 거잖아요?

[기자]

그렇죠. 그러니까 본인이 낸 보험료가 사고가 났으니까 이제 보험금을 달라 이런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것도 역시 부동산 PF 연체율과 마찬가지로 현장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 아니냐, 이걸 추세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라고 보면 되겠죠.

[앵커]

그러니까 PF에 걸려 있는 금융사들이 은행 이면 그나마 나은데 작은 증권사라든지 저축은행 같은 경우는 여기서 뭐 자본 비율 조금만 까져도 이게 신용등급 확 내려가고. 이게 문제가 될까 봐 돈 빼 나가고. 이런 뱅크런까지 갈 수 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기자]

그렇죠. 취악의 경우에 이제 그런 수순으로 갈 수는 있는데 앞서 말씀드렸지만 금융감독당국이 이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놔라, 해서 이제 회계상으로 어느 정도 이미 잡아 놓은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 손실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돈을 쌓아 놓은 금융기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은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일단 그런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 이 부분을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 지난번에 한 번 간단하게 제가 설명을 드렸었죠. 이 부동산 PF 흐름을 좀 이해를 하셔야 됩니다. 건설은 착공 전 단계, 공사 단계, 그리고 준공 단계 이렇게 나뉘잖아요? 착공 전 단계에서는 보통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의 브릿지론을 쓰고 착공되면 은행이나 대형 증권사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서 이 브릿지론을 갚습니다. 그리고 공사비를 대죠. 이게 본 PF인데 이건 분양대금을 받아서 또 갚아야 되는 구조거든요. 그런데 분양이 잘 안 되고 이게 준공 후 미분양으로 전환되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빌린 PF를 갚기 어렵겠죠? 지금 우리 건설업계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현장들에서는 이 브릿지론, 고금리의 브릿지론을 갚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분양이 잘 안 되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빌린 본 PF 갚기도 어렵게 되거든요? 이렇게 전 금융권에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보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본 PF에 들어갔다라는 거는 건설사 책임 착공이 무조건 들어간 거라서 (그렇죠.) 일단 그때는 무조건 건물 지어야 되는데 건물이 안 팔리고 미분양 나서 그래서 또 이제 건물만 남으면 오히려 이제 문제가 더 커지는 거 아니냐. 그 위험이 있다라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 부분이고요. 그러면 이제 미분양 통계를 좀 살펴봐야겠죠? 지금 준공되고 그 이후에 혹시 미분양 물량이 어느 정도나 되나 이 부분이 궁금하실 텐데, 올해 1월 말 기준이 가장 최근 통계입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미분양 주택 수는 6만 3천여 가구 정도 되고요. 전달보다 1,200가구 정도 늘었어요. 이 가운데 말씀하신 그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이 부분이 악성 미분양이죠? 이게 만 천여 가구로 집계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소폭 늘었어요. 그런데 37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건 분명합니다.

[앵커]

정부가 어떤 의지를 갖고 다룰 것이냐, 이 문제로 귀결이 될 텐데, 그동안 옥석 가리기 한다고 계속 경고했잖아요. 얼마나 골라냈고 또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그 의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일단 지금 '4월 위기설'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이게 줄줄이 건설 업계가 부실에 빠질 위험성이 굉장히 낮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이 4월에 이 부동산 PF 정상화 계획을 발표하기로 이미 공식화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것을 정리하고 어떤 것은 이제 사업을 계속 할지, 말씀하신 옥석 가리기 기준을 내놓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러면 그 기준에 따라서 어떤 사업장은 정리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건설업계 구조 조정이 시작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거고, 그래서 '4월 위기설'보다는 부실 사업장에 대한 본격적인 정리가 시작된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 여파가 어느 정도 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태영건설 워크 아웃 그 실사 진행 중이니까 이걸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하나의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승창 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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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창 기자 (sc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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