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감추더니 자업자득? 도박 스캔들에 美언론 ‘오타니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믿어?’

안형준 2024. 3. 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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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결국 모든 것은 돌아온다.

워싱턴 포스트는 3월 28일(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LAD)는 그 자신만큼이나 미스터리한 스캔들에 휘말렸다"고 언급했다.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를 둘러싼 불법 스포츠 도박 논란에 대한 이야기다.

'서울 시리즈' 기간 도중 오타니의 통역사인 잇페이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고 오타니의 돈까지 훔쳤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다저스 구단은 서울 시리즈 기간 도중 고척돔에서 잇페이를 해고했다. 잇페이가 해고된 것은 지난 20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은 21일이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는 이렇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다. 도박을 한 사람은 잇페이였고 잇페이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타니의 계좌에 손을 댔다. 잇페이가 '훔친' 돈은 최소 450만 달러. 도박 업자 측에서도 오타니 본인과는 전혀 접촉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잇페이는 최초 '오타니가 내 도박 빚을 알고 갚아줬다'고 했지만 이후 오타니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는 오타니와 잇페이를 둘러싼 도박 스캔들에 대한 조사팀을 꾸려 조사에 나섰고 미국 국세청이 잇페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오타니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큰 충격을 받았고 본인은 도박에 대해 전혀 모르고 관여한 적도 없으며 잇페이가 도박을 하고 자신의 계좌에 손을 댄 사실도 팀 미팅에서야 알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할 말을 마친 오타니는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끝냈다.

현재 도박 스캔들의 '용의자'는 잇페이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있다. 도박 업자에게 오타니의 이름으로 돈이 송금됐다는 것, 그리고 잇페이가 수백만 달러를 훔친 것을 오타니는 정말 알지 못했냐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오타니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가 이름을 밝히기 싫어했던 반려견이 있다는 점도, '평범한' 일본 여성과 결혼을 했다는 점도 아니다"며 "야구의 가장 전능하고 미스터리한 슈퍼스타인 오타니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그에게 도박중독인 친구가 있었다는 것이고 또 계좌에서 최소 450만 달러가 빠져나간 것도 모를 정도로 부자라는 점이다"고 언급했다. 오타니를 한껏 비꼰 것이다.

메체는 "오타니는 기자회견에서 '슬프다', 충격을 받았다' 등 감정적인 어휘를 사용했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리고 잇페이의 진술 번복을 설명하기 위해 잇페이를 거짓말쟁이로 규정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말은 너무 적었다"며 "사람들은 시속 101마일을 던지고 공을 때려내는 야구장에서의 오타니는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선수가 아닌 인간 오타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오타니의 말을 듣는 것은 마치 멀리 떨어진 인물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매체는 "오타니는 자신의 삶을 공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타니는 개인이 아닌 선수로만 살기로 결정했다. MVP 수상 후 반려견의 이름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거절했고 계약 루머로 흥미를 더해야 할 오프시즌에는 FA 계약 과정을 마치 국가기밀처럼 취급했다. '전형적인 일본 여성'인 다나카 마미코가 이제 오타니의 아내라는 사실도 추후에 밝혀졌다"고 언급했다.

야구장에서 보이는 선수 오타니의 퍼포먼스는 누구나 알 수 있기에 누구나 믿을 수 있지만 사생활을 철저히 감춘 '인간 오타니'를 사람들이 쉽게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뛰어난 선수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절대 도박에 손대지 않고 거짓말도 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믿음을 대중들이 가질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이 싫을 수는 있지만 오프시즌의 '메인 컨텐츠'인 FA 시장마저도 언론 통제를 했던 것을 돌려받는 셈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대중들은 오타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마 오타니도 친구이자 통역사인 잇페이를 잘 몰랐을 것이다"고 한 번 더 비꼬았다.

이번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ESPN도 오타니 측이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잇페이를 고소했다면서도 어디에 고소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USA 투데이도 이번 일이 오타니의 명성에 오점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철저하게 모든 것을 감춘 오타니는 덕분에 모든 루머에서 자유로웠고 어떤 방해도 받지 않았지만 덕분에 정작 사림들의 신뢰가 필요한 일이 생기자 '과연 무엇을 보고 그를 믿겠는가'라는 반박을 마주하게 됐다.(사진=오타니 쇼헤이/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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