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결정은 본능” 행동경제학 시조 대니얼 카너먼 별세

정의길 기자 2024. 3.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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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비이성적 경제적 결정 연구로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닦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7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카너먼 교수는 동료인 아모스 트베르스키(1996년 사망)와 함께 '인간의 경제적 활동과 결정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해 좌우된다'는 연구를 통해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자기 이익에 충실하다는 기존 경제학의 전통적 추정을 전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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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제적 결정은 이성적’ 경제학 패러다임 전복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행동경제학 기초 닦아
2013년 1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인간의 비이성적 경제적 결정 연구로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닦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7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살.

카너먼 교수는 동료인 아모스 트베르스키(1996년 사망)와 함께 ‘인간의 경제적 활동과 결정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해 좌우된다’는 연구를 통해 인간은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자기 이익에 충실하다는 기존 경제학의 전통적 추정을 전복했다.

그는 이런 연구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연구는 경제학에서 새로운 분야인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닦았다. 그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경제학자라기보다는 심리학자라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는 심리학과 경제학을 넘어서 법과 시장, 정부, 투자관리뿐만 아니라 대형 사회기반 프로젝트 등의 분야에 적용됐다.

카너먼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손실과 관련해, 무작위적인 우연성보다는 자신이 겪은 제한된 경험과 자료에 의지해 그 손실의 패턴과 확률을 도출한다고 발견했다. 예컨대, 몇 년 동안 시장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얻는 펀드 매니저는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믿지 않고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은 수익보다는 손실에 더 날카롭게 반응하며 이는 손실혐오라는 현상을 도출한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투자한 주식이 이익을 봤을 때보다는 손실을 봤을 때 더 적극적으로 매도한다는 것이다.

카너먼은 트베르스키와 함께 한 이런 연구를 1979년 발표해, 손실혐오 이론이라고 불리는 전망이론 확립에 기여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는 카너먼의 연구에 대해 “지구가 둥글다고 발견해 탐험가들을 출발하게 한 사람과 비슷하다”며 그가 행동경제학을 수립하게 한 원조라고 평가했다.

카너먼은 2011년 그의 저서 ‘빠르고 천천히 사고하기’(Thinking, Fast and Slow)를 통해 대중들에게 베스트셀러 저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람들은 두 가지 사고 모드, 즉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빠른’ 사고와 더 숙고하는 ‘느린’ 사고에 의해 인도된다는 개념을 대중화했다. 빠른 사고는 감정적 사고이고, 느린 사고는 논리적 사고이다.

카너먼은 여러 실험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주 감정적 전망에 사로잡혀 사고에서 실질적인 편향을 만들어 낸다고 봤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정보의 근거가 아주 밀접히 연관된 것을 선호한다”며 “그래서 자기가 가진 모든 메시지가 상호 부합한다며 편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정보와 판단을 합리적이라고 믿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연구가 인간의 비이성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에서의 편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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