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내 갚으면 이자율 0%… ‘빚투’ 떠미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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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신용거래융자(증권사 대출로 주식을 사는 거래)' 금리 인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와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이를 영업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를 단기간 이자 없이 제공하거나, 최대 6개월간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등 신용거래융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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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DB투자 등 0% 마케팅
투기성 단기 투자 조장 우려
증시 변동성 자극할 가능성도
증권사들이 ‘빚투(빚내서 투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신용거래융자(증권사 대출로 주식을 사는 거래)’ 금리 인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와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자 이를 영업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출받아 주식 투자하라’는 의미로, 단타 물량 확대로 증시 변동성과 투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를 단기간 이자 없이 제공하거나, 최대 6개월간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등 신용거래융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신용융자 신규 고객에 대해 7일간 이자율 0%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DB금융의 경우 이후 30일간은 이자율 6.0%를 적용한다. KB증권·한화투자증권·교보증권·SK증권 등도 연 4.2~4.8% 이자율로 신용융자를 짧게는 30일, 최대 180일간 신규 고객에게 제공한다. 통상 연 9.0% 수준(31일 이상)인 신용융자 금리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신한·KB·한화·교보증권은 ‘휴면고객’에게도 같은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 덕분에 전체 신용융자 규모가 크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말 17조5584억 원에서 이달 25일 19조3484억 원으로 증가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14일 올해 들어 처음 19조 원을 돌파했는데, 19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미국발(發 ) AI 열풍이 국내로 확산하면서 증권사들이 이를 이자 수익, 매매 수수료 확대 기회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약 10.9%, KRX 300 정보기술과 KRX 정보기술은 각각 10.4%, 10.3%가량 상승하며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KRX 은행 지수(5.5%), KRX 보험 지수(2.1%) 등 밸류업 수혜 주들도 힘을 보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낮은 대출금리로 주식 투자할 기회가 되지만, 투기성 단기 투자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우려된다. 실제,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2907억 원)’로,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소위 ‘단타 투자자’ 수요에 특화된 상품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투자자는 주가 등락에 더 예민해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며 “직전 2차전지 열풍 때도 신용융자가 크게 불어나 투자 손실을 일으킨 바 있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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