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철, "충무로 차세대 스타? 기분 좋은 책임감 점점 커져요"

모신정 기자 2024. 3. 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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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서 여론 조작 나서는 찡뻤킹 역
올 하반기 넷플릭스 '지옥2' 주연 맡아… '파과' 등 차기작 예약
뮤지컬계 아이돌서 영화·드라마 주연으로 떠올라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배우 김성철이 손석구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댓글부대'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와 뮤지컬 '데스노트'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종횡무진 오가며 가장 바쁜 한해를 보냈던 김성철은 영화 '댓글부대'에서 온라인 여론조작을 주도하는 찡뻤킹 역을 맡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인터넷 댓글과 SNS 댓글 등으로 여론을 조작하며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심지어 사람의 목숨마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존재들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성철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김성철은 이날 인터뷰에서 출연 제안을 받고 가장 매력적으로 느꼈던 지점과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썼던 내용 등에 대해 성심성의껏 이야기를 들려줬다. 하반기 중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의 공개를 앞두고 있고 영화 '파과'와 드라마 '노웨이아웃'의 출연에 한창인 그는 '뮤지컬계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동시에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타이틀롤을 소화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심경에 대해서도 과감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영화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성철은 극중 우연한 기회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작한 찡뻤킹 역을 맡았다. 찡뻤킹은 첫 여론 조작 의뢰에서 빠른 상황 판단과 스마트한 면모로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게 된 이후 찻탓캇(김동휘), 팹택(홍경)과 함께 온라인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일명 '팀알렙'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찡뻤킹은 대본을 봤을 때도 굉장히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1차원적으로 본다면 양아치 느낌도 있고 생각도 별로 없고 발길 닿는대로 흘러가는 인물로 그린다면 쉬웠겠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을 것 같았어요.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찡뻤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셨으면 했죠. '저 친구가 왜 저러는 거지?'하고 느끼시길 바랐어요. 그게 최종 목표였죠. 찡뻤킹이라는 인물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자신들이 하는 말들과 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잘 모르는 사회 초년생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댓글부대 활동을 알바처럼 시작했다가 그렇게 큰 일로 번질 거라는 걸 상상도 못했을 인물로 그리고 싶었죠. 개연성과 모호함을 함께 표현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어쩌다 시작 한 일들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누군가에게는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 깨닫고 그때 정의감을 실행하는 인물로 설정해 봤습니다." 

찡뻤킹을 목표대로 구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찻탓캇, 팹택과 함께 팀알렙 3인의 호흡을 온전히 표현해내는 것이 '댓글부대'의 주요 미션이었다. 김성철은 '댓글부대'의 제작보고회 당시 "촬영 전 미팅과 리딩을 하는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세 명이 결국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세 명의 개성이 더 묻어났다. 마치 '인사이드 아웃'처럼 기쁨과 슬픔 등 감정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처럼 역할 분담을 정확히 하면서 세 명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드러나는 것보다 밑에 깔려 있고 이 친구들이 표출하는 것은 각자의 색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말하고 행동하고 리액션하자고 했다. 그래서 다 다르게 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김성철은 "소설 원작과 영화는 그냥 다르다. 우리는 '영화 댓글부대'이고 소설은 '소설 댓글부대'다. 소재는 같지만 다루고 있는 것이 다르다. 만약 한 명의 인물이 있다고 치자. 이 인물에게는 정의감도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수많은 감정이 있을 거다. 그런데 그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을 하나로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저를 놓고 볼 때 실행하는 모습도 있고 주저하는 모습도 있고 바라보는 모습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찻탓캇과 찡뻤킹과 팹택이 각자의 색으로 만들어진 느낌을 내고 싶었다. 각자 다른 인물이지만 어떻게 보면 같은 인물일 수도 있고 팀처럼 보이지만 결국 한 사람일 수도 있는 그런 느낌을 내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극중 찡뻤킹과 팀알렙을 구현해간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성철이 영화 '댓글부대' 출연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한국 사회 현실을 적나라하면서도 유쾌하게 풍자했던 안국진 감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김성철은 안국진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이번 현장에서 대본이 여러 차례 수정되기는 했는데 누군가 의견을 내서 수정되는 것 보다 팀알렙의 집과 공간, 인물들의 상태를 리허설하는 과정에서 대사들이 엄청나게 수정됐다. 원래 찡뻤킹이 하는 대사에서 홍경이 맡은 팹택의 대사로 바뀌기도 했다. 사실 대본을 봤을 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이유가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찡뻣킹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감독님의 현장에서는 이런 시도도 해보고 저런 시도도 해볼 수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아무래도 저희가 표현하는 것들이 실제 모델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장면의 목표점이 너무 정확해서 그 지점을 향해 뚜렷하게 달려가면 됐겠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현장이었다. 우리가 어떤 지점을 향해서 갈 때 어떤 길을 갈지 항상 고민하고 파악을 했던 현장이었다. 감독님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도 연기적 지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리허설도 많이 했다. 그런 면에서 더 재미있는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작품을 통해 인상 깊게 지켜봤던 손석구와의 호흡도 그가 출연을 결정하는데 큰 바탕이 됐다. 김성철은 '댓글부대' 제작보고회 당시 '1000만 배우 손석구 선배에게 업혀가고 싶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손석구를 향한 존경심을 표현하며 구체적 사례를 설명했다. 

"한준희 감독님의 '뺑반'이라는 작품에서 석구 형을 처음 봤어요. 공효진 선배 남자친구 역으로 나왔는데 '와, 저 배우는 누구지'하며 놀랐던 경험이 있어요. 이후 '멜로가 체질'과 '범죄도시2'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저런 배우가 있었나 싶더라고요. 석구 형이 항상 이야기하는 하이퍼 내추럴 연기가 놀라웠어요. 형은 정말 현실에 가까운 연기를 추구하거든요. 연기를 하다보면 욕심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데 집요하게 그걸 쫓으시더라고요. 손석구 형 뿐만 아니라 김동휘, 홍경도 너무 좋았고 김희원, 김준한 선배님과 호흡도 좋았어요. 나이가 한살 먹어갈수록 존경심이 커집니다. 어릴 때는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하는 존경심이 늘어나요."

배우 김성철 /사진제공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성철은 지난해 뮤지컬 '데스노트'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을 선보이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티켓 파워를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다. 또한 2022년 각종 영화 시상식을 휩쓴 영화 '올빼미'에서 소현세자 역으로 열연하며 류준열, 박정민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의 자리를 공고히 한바 있다. 이같은 김성철의 스타성은 올 하반기 넷플릭스에서 선보일 '지옥2'와 한창 촬영 중인 영화 '파과'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했으니 어느새 배우 데뷔 11년차를 맞는 그가 느끼는 소회는 어떨까. 

"그동안 공연이나 연극에서는 극의 중심이 되어 이끄는 역할을 했었다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나이도 있고 맡을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었죠. 극을 이끌기보다 활기를 주는 역을 했다면 이제 점점 극을 앞장 서 이끄는 역할들을 하게 돼 책임감이 커지고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 손석구 형의 장면이 많은데 그 모든 장면이 재미있었어요. 석구 형이 이끄는 에너지와 힘이 보였죠. 저 또한 경험이 쌓이고 극을 제대로 이끌어갈 때가 왔을 때 흡입력 있게 가져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예전에는 예능을 하는 것이 참 힘들었어요. 그런데 경험치가 쌓이다보니 숨기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걸 알겠어요. 작품으로서 각인되고 싶고 연기하는 배우로서 캐릭터가 관객분들께 호감으로 다가가기만 바랐었죠. 인터뷰 자리에서도 말을 못하면 못나보이지 않을까 캐릭터의 환상이 깨지는 것 아닐까 걱정도 했었고요. 지금은 이런 자리에서의 제 태도도 중요하다는 걸 더 알겠어요."

쉼 없이 연극에서 뮤지컬로 또 영화로, 드라마로 작품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작품을 통한 수상이나 성취, 캐릭터를 만족스럽게 표현했을 때가 아닌 일상에서의 행복을 꼽는 답에 역시 건강한 배우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해요. 오늘도 행복을 느낍니다. 기자분들을 만나서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시사회에서 재미있고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니 저를 만나러 와주시지 않았을까요.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요즘 이런 감정을 많이 느껴요. 산책할 여유가 있어서 행복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앞으로 보여드릴 작품이 여러 작품 있어서 또 행복합니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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