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사교육 연관성'도 이의신청 받는다… 학원 모의고사도 확보해 겹치지 않게 출제

윤상진 기자 2024. 3. 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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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8일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 EBS 연계율 50%로 작년과 큰 틀은 같다. 작년에 이어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EBS 연계 ‘체감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출제하기로 했다. EBS교재에 나온 지문이나 도표 등의 소재를 이전보다 덜 변형해 교재와 비슷하게 내겠다는 것이다. 올해 수능은 11월 14일(목)에 치러진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수능부턴 사교육 관계자가 수능 출제과정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수능 문제 출제·검토 과정을 강화한다. 2023학년도 수능의 경우 영어 23번 지문이 수능 전 출제된 사교육 ‘일타강사’의 모의고사 지문과 동일하고, EBS 수능연계교재 초본에도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교육부는 사교육업체와 수능 출제진이 연결되지 않도록 이날 ‘수능 출제 공정성 강화방안’을 함께 발표했다. 수능 출제 인력풀 관리를 강화하고, 출제 중에도 수능 문제와 사교육 문항이 비슷한지 검증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수능 문항 이의신청 기준에 ‘사교육 연관성’ 항목이 추가된다. 그동안 수능 문제 이의심사는 문항에 오류가 있는지에 대해서만 접수했다. 2023학년도 수능 직후 영어 23번 문항이 사교육 모의평가와 겹쳤다는 이의신청이 빗발쳤으나, 문제엔 오류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올해 6월 모의평가부터 이의신청 기준에 ‘사교육과의 연관성’을 추가하고, 현직교사들로 구성된 ‘수능 평가자문위원회’에서 사교육 문제집과 수능 문제가 얼마나 비슷한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출제된 문항이 사교육 업체 문항과 유사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문항 출제자를 출제 인력풀에서 제외하고, 경우에 따라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할 방침이다.

수능 출제진 선정 시엔 교육부와 평가원 자체 검토뿐 아니라 교육청과 대학에 협조를 받아 사전 검증을 강화한다. 학원에 대한 모니터링도 늘린다. 수능 출제 경력을 사교육 강의 및 출판물에 홍보하는 경우 해당 인력은 수능 출제 인력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출제진 선정 시 소득 관련 증빙 서류를 받아 사교육 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이력이 있으면 출제진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출제인력 선정 시스템을 전산화해 수능 합숙 출제에 들어가는 인력도 무작위로 선정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수능 출제 과정 중간에 수능 문항과 사교육 문항과의 유사성을 비교하는 검증 과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어떤 사교육 업체 문제집을 검토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 때문에 합숙 출제가 시작된 이후 발간된 사교육 모의고사는 검토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젠 합숙에 들어간 이후 발간된 자료도 검토 대상에 포함한다. 올해부턴 사교육업체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학원 수강생들에게만 판매되는 문제집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현직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에서 수능 문제와 사교육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한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제도 개선을 통해 수능 출제진과 사교육 간 카르텔을 근절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도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원칙을 유지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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