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왕실, 친트럼프 美언론사에 거액 투자…"우호적 보도 유도"

권영미 기자 2024. 3. 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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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왕실의 한 인사가 수년 전 미국의 친트럼프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친정부적인 톤으로 기사를 쓰도록 이끈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익명의 소식통은 술탄의 투자 전후로 뉴스맥스 국장이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카타르의 인권 기록과 이주 노동자 처우에 대한 논의를 피하는 등 카타르에 대한 방송 보도를 완화할 것을 직원들에게 촉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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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5000만달러 투자…뉴스맥스 "카타르 위해 일 안해"
뉴스맥스 로고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카타르 왕실의 한 인사가 수년 전 미국의 친트럼프 보수 매체인 뉴스맥스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친정부적인 톤으로 기사를 쓰도록 이끈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카타르와 사우디 간의 긴장이 고조되던 2017년 이후 미국 언론의 보호를 받기 위해 이같이 했다는 것인데, 카타르는 투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런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부인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사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입수한 문서들을 WP가 검토하며 드러났다. 문서들은 조세 회피처인 케이맨제도에 있는 제네시스 트러스트에서 유출된 10만건의 파일 중 일부다.

당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카타르가 중동의 테러리스트 단체를 지원한다고 비난하면서 카타르에 외교적 경제적 봉쇄를 가했다. 이에 카타르는 미국이 자신 편을 들기를 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카타르를 비판하고 있었다.

이에 2019년과 2020년, 전직 카타르 정부 관리이자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 펀드인 헤리티지 어드바이저스의 소유주 셰이크 술탄 빈 자심 알 타니는 뉴스맥스에 5000만달러(약 675억원)를 투자했다. 투자받은 5000만달러는 1억~2억 달러 기업 가치로 평가받는 뉴스맥스에는 상당한 금액이다.

술탄은 카타르 왕실인 알타니 왕족의 일원이다. 마침 뉴스맥스도 폭스뉴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때였다. 전현직 직원들에 따르면 투자 전후로 뉴스맥스 뉴스룸 고위 간부들은 직원들에게 카타르에 대한 보도를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헤리티지 측은 술탄이 "투자 수익성의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에" 뉴스맥스 지분을 매입했으며 카타르 정부를 위해 행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뉴스맥스 대변인은 "카타르를 비판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말했다는 것을 단호히 부인한다"면서 "우리는 방송에서 진행자나 특파원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절대로 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타르를 위해 기사를 쓰지 않았으며 도리어 비판적 기사를 수없이 많이 썼다고 했다.

하지만 익명의 소식통은 술탄의 투자 전후로 뉴스맥스 국장이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카타르의 인권 기록과 이주 노동자 처우에 대한 논의를 피하는 등 카타르에 대한 방송 보도를 완화할 것을 직원들에게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2018년에는 카타르에 대한 방송 중 발언을 문제 삼아 한 진행자를 구두로 질책하는 등 보도 통제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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