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교각 충돌 선박, 고장 원인은 불법 연료?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와 충돌한 컨테이너선 ‘달리’가 사고 당시 불순물이 섞인 불량 연료를 사용해 동력을 잃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야간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항해사가 이를 통제하지 못해 달리가 교량과 충돌했다”며 “불량 연료가 발전기 필터를 막히게 했고, 이에 전력 공급이 차단됐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대형 화물선이 동력을 상실하고 교각을 들이받는 데 오염된 연료의 역할이 있었는지 아닌지가 조사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가스 산업 전문가인 제럴드 스코긴스 딥워터프로듀서스 최고경영자(CEO)는 WP에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제한 뒤 “달리는 경유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유가 수분과 먼지 조류 등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운 보안 자문 업체 I R 컨실리움 대표인 이언 랠비도 “항구에서 공급되는 선박용 중유가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아 오염되는 일이 잦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2018년 보고서에서 선박 연료 불량에 따른 엔진 고장으로 선박이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일이 1년에 수백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엔 “선박용 중유 공급망은 오랫동안 비교적 불투명했다”며 “그 결과 중유는 정유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의 최종 목적지가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지어 폐자동차나 플라스틱, 고무, 화장품, 비료, 종이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등에 오염된 연료까지 선박용 중유에 혼합돼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랠비는 “정유 공장에서 버려지는 제품과 다른 공장에서 쓰고 남은 찌꺼기들을 혼합한 벙커 연료가 불법 제조되고 있고 이는 주로 선박 연료로 쓰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달리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거나 단순한 기계 고장으로 표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해운정보업체 컨테이너 로열 공동관리자 줄리 미첼은 “달리가 사고 전 볼티모어항에 이틀간 정박해 있으면서 전기 계통 관련 수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각한 전력 상실이 있었다”며 “완전한 정전과 엔진 출력 상실 등을 포함한 모든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희생제물 된 아내, 죽고 싶을 만큼 미안”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에…주민 수십명 대피
- [단독]“일로 와!”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한 극우단체···결국 재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