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의 현대건설과 감각의 흥국생명, 최종전 첫 페이지 연다

권수연 기자 2024. 3. 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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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모마(좌)-흥국생명 김연경ⓒ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지난 시즌 악몽을 반복하고싶지 않은 흥국생명(79점, 28승8패, 정규리그 6라운드 종료 기준)과 13년만에 맞이한 정규리그 1위의 기세를 마지막까지 이어가고 싶은 현대건설(승점 80점, 26승10패)이 시즌 최종장을 앞두고 몸을 풀고있다.

체력을 넉넉히 비축한 1위 팀과 경기 감각이 활발하게 깨어있는 2위 팀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된다.

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격돌한다. 

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은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선두경쟁을 이어갔다. 남녀부 모두 정규 1위가 시즌 끝까지 가려지지 않은 것은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있는 일이다.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기뻐하는 현대건설, KOVO

현대건설은 오랜만에 온전한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스폰서가 도드람한돈으로 바뀌기 전인 2010-11시즌 이후로는 정규리그 1위와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2019-20시즌과 2021-22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얻은 적이 있었지만 완전한 1위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코로나19 확산세로 리그가 중단되며 5라운드 성적 기준으로 확정된 성적이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애써 극복한 현대건설은 지난 2022-23시즌에도 외인 야스민 파워로 리그 초반 15연승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야스민은 허리 부상으로 인해 2022년 12월을 기점으로 코트에서 이탈했고, 현대건설은 어렵게 오른 플레이오프에서도 한국도로공사에게 패배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건설 위파위ⓒ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현대건설 양효진-김다인이 기뻐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반면 올 시즌은 첫 아시아쿼터 제도로 수비가 뛰어난 위파위 시통을 영입하고 모마와 양효진으로 균형있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마침내 온전히 시즌을 완주하며 13년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현대건설이다. 휴식 기간이 길어 체력을 넉넉히 아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고민 하나가 있다면 아웃사이드 히터다. 정규리그 6라운드 마지막 빅매치였던 흥국생명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과 위파위의 공격 활용 부진을 두고 고민이 깊다.

당시 김연견의 리시브, 디그가 모두 흔들렸고 양효진도 8득점에 그쳤다. 모마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며 전형적인 몰빵배구 양상으로 흘러갔다. 당시 모마의 점유율은 2세트 기준 62%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0-3, 참패를 면치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 당시 드러났던 문제가 수정되지 않으면 챔프전에서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흥국생명 레이나가 리시브를 시도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 이원정이 토스를 시도한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물론 흥국생명도 사정과 전력이 모두 여유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플레이오프를 끝까지 모두 치렀으니 경기 감각에서는 한 수 위일지 몰라도 체력에서는 한 발 접고 들어가는 현실이다. 

흥국생명은 '황제' 김연경의 복귀와 함께 2022-23시즌, 2023-24시즌 모두 예상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뚜껑을 열어보면 매번 김연경이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그림이다.

현재 외국인 용병 역할은 사실상 김연경이 도맡은 실정으로, 윌로우와 레이나가 꾸준히 두 자릿대 점수로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레이나는 목적타의 주 타겟이 되니 김연경의 리시브 커버가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이 수비 커버는 전후위를 가리지 않는데 후위에서는 리베로 도수빈이 가져가는 범위가 넓어 레이나와 김연경의 손길이 한번씩 더 간다. 문제는 리시브가 흔들려도 백업 선수들의 가용이 원활하지 않아 상황이 어렵다. 

고무적인 점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세터 이원정의 토스 분배가 김연경 33%, 윌로우와 레이나에 각 29%로 치우치지 않고 완벽한 삼각 균형을 이뤘다. 토스 질이 양호했고 특히 최근 이원정의 디그 파워가 리베로 못지 않다. 정관장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블로킹도 팀 내 최다 득점(3득점)을 일궈냈다. 이 경기감각을 챔피언결정전에도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이 관건이다. 이원정의 체력이 받쳐줘야한다.

현대건설 양효진과 흥국생명 김수지가 네트 싸움을 벌인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주아, 김수지 등 미들블로커를 활용해 경기 초반 속공 등으로 세트를 풀어가는 것도 포인트다. 유효블로킹 싸움이 잘 되어주면 금상첨화다.

22-23시즌, 도로공사에 역스윕패를 당하며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놓친 흥국생명이다. 현대건설 역시 같은 시즌 도로공사에 일격당하며 봄배구를 진전시키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시즌 최정상에 대한 열망이 간절한 상태로 첫 격돌을 맞이한다. 

국가대표에서 나란히 은퇴한 김연경과 양효진의 절친 첫 대결도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두 팀 경기는 28일 오후 7시 펼쳐진다. 챔피언결정전은 총 5전3선승제로 열린다. 

 

사진=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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