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교각 붕괴에 비통한 중남미…“이주민, 이런 대우 받을 이유 없다”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도 연대 의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 희생자가 모두 이민자 출신으로 확인되자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정상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 3명 가운데 2명이 볼티모어 사고로 실종된 상태”라며 “1명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겠다면서 “이번 비극은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은 모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미국에서 한밤중에 밖으로 나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며 “이주민들은 미국의 일부 무감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로부터 지금과 같은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과테말라 정부도 자국민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메릴랜드 주재 과테말라 영사에게 우리 국민에 대한 수색 상황을 자세히 살피라고 지시했다”며 “이 어려운 시기에 실종자와 그 가족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도 각각 자국민 1명이 실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온두라스 출신 실종자 마이노르 야시르 수아소 산도발은 18년 전 미등록 상태로 홀로 미국으로 넘어와 일했다”며 “고향에 있는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산도발의 형은 AP통신과 인터뷰하며 “8남매 중 막내인 산도발은 합법적인 거주권을 얻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었고, 올해 온두라스로 돌아와 이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며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동생의 생환을 믿는 것뿐이지만, 최악의 결과를 듣게 된다면 우리는 그의 시신을 온두라스 고향으로 옮겨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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