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불법 이민자 하루 1만 명... 통제 불능된 미국 국경

이덕훈 기자 2024. 3. 28.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22일 멕시코에서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로 넘어가는 이민자들 사이에서 한 어린 소년이 국경 철조망을 통해 기어가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와 3144㎞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은 중남미 이민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국경을 따라 이미 1049㎞ 구간에 높이 9m가 넘는 철제 장벽을 세웠다. 트럼프의 구상대로 나머지 구간에도 장벽을 이어나가면 중국의 만리장성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철조망 장성’이 완성된다. 주요 불법 이민자 루트에는 이중 삼중의 철조망을 쳐 이민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러나 높고 긴 철제장벽에도 불구하고 이 장벽을 몰래 넘는 불법 이민자들이 하루에만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쇄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남미 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이민자까지 몰리고 있다.

2024년 3월 22일 한 무리의 이민자들이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근처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철조망을 뚫고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각)에는 미국 텍사스주 국경지역인 엘패소에서 중남미 이민자 수 백 명이 국경 철조망을 뚫고 국경 장벽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철조망을 뚫고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까지 밀어 넘어뜨린 뒤 장벽으로 돌진했다. 그러나 이들은 주 방위군이 국경 게이트를 재빨리 폐쇄하는 바람에 끝내 국경을 넘지는 못했다.

미국 국경 보안책임자인 제이슨 오언스 미국 국경순찰대장은 지난 24일 언론인터뷰에서”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들이 멕시코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와 체포됐다”며 이 추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3년 연속 2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국가안보 위협이라며 “국경 안보는 국가 안보의 큰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4년 3월 26일 멕시코 남부도시 타파출라에서 멕시코 시티로 향하는 3천여 명의 이주민들이 '비아크루시스(십자가의 길) 이주민'이라는 캐러밴을 따라 걷고 있다. / EPA 연합뉴스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이 정치적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오는 11월 미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민감한 정치 이슈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민 문제 대응에 관련해서는 번번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국경 통제 강화 방안이 담긴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비교적 관대했던 국경 정책에서 강경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반면 바이든에 맞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장벽을 세우고 반이민 행보를 그의 핵심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주민이 자국의 피를 더럽힌다는 등 극단적인 발언을 하며 반(反)이민 정서를 자신 지지 표심 자극에 적극 이용하는 모습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