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불법 이민자 하루 1만 명... 통제 불능된 미국 국경
멕시코와 3144㎞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은 중남미 이민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국경을 따라 이미 1049㎞ 구간에 높이 9m가 넘는 철제 장벽을 세웠다. 트럼프의 구상대로 나머지 구간에도 장벽을 이어나가면 중국의 만리장성 길이의 절반에 해당하는’철조망 장성’이 완성된다. 주요 불법 이민자 루트에는 이중 삼중의 철조망을 쳐 이민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러나 높고 긴 철제장벽에도 불구하고 이 장벽을 몰래 넘는 불법 이민자들이 하루에만 1만 명이 넘을 정도로 쇄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남미 뿐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이민자까지 몰리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에는 미국 텍사스주 국경지역인 엘패소에서 중남미 이민자 수 백 명이 국경 철조망을 뚫고 국경 장벽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철조망을 뚫고 국경을 지키는 군인들까지 밀어 넘어뜨린 뒤 장벽으로 돌진했다. 그러나 이들은 주 방위군이 국경 게이트를 재빨리 폐쇄하는 바람에 끝내 국경을 넘지는 못했다.
미국 국경 보안책임자인 제이슨 오언스 미국 국경순찰대장은 지난 24일 언론인터뷰에서”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들이 멕시코에서 미국 국경을 넘어와 체포됐다”며 이 추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3년 연속 2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국가안보 위협이라며 “국경 안보는 국가 안보의 큰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경을 넘는 불법이민이 정치적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오는 11월 미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민감한 정치 이슈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민 문제 대응에 관련해서는 번번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국경 통제 강화 방안이 담긴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비교적 관대했던 국경 정책에서 강경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반면 바이든에 맞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장벽을 세우고 반이민 행보를 그의 핵심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주민이 자국의 피를 더럽힌다는 등 극단적인 발언을 하며 반(反)이민 정서를 자신 지지 표심 자극에 적극 이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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