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히 봤다, 인생 역전쇼’ 늦게 핀 K리거
박효재 기자 2024. 3. 28. 07:00
‘K3 신화’ 박진섭
실업팀→전북→태극마크
안정적 수비에 골까지 폭발
‘한국의 바디’ 비유되기도
‘생애 첫 국대’ 주민규
연계 플레이 장점 살리며
동료에 득점 찬스 제공
남은 건 A매치 데뷔골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외면했던 K리그 선수들이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맹활약하며 국내파 선수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박진섭(29·전북), 주민규(34·울산)가 대표팀 경쟁 체제에 불을 붙이며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규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그동안 미처 보여줄 수 없었던 연계 플레이에서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21일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홈 경기에서는 등지고 버티는 플레이로 대표팀에 새로운 공격 옵션을 제공했다. 볼을 받으면 일단 등지고 버티고 있다가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발 빠른 2선 자원들이 문전 침투할 때 패스를 내줬다.
때에 따라서는 직접 득점을 노리며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이 손흥민과 보여줬던 콤비 플레이를 재현했다. 주민규는 발이 다소 느리고 활동 반경이 좁지만, 박스 안에서 센스와 골 결정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6일 태국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주민규는 최고령 A매치 데뷔(33세 343일)로 주목받았다. K리그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여러 포지션 소화가 성공적인 데뷔전의 자양분이 됐다. 2013년 K리그1 드래프트에서는 지명을 받지 못했고, 번외 지명으로 당시 2부인 고양 Hi FC(현 고양 자이크로)에 입단했다. 2014년에는 2부 서울 이랜드의 창단 멤버로 뛰었는데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며 경기 보는 시야를 넓혔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서 지난 3시즌 동안 56골을 몰아넣으며 K리그 대표 골잡이로 우뚝 섰다. 이제 남은 건 A매치에서 득점뿐이다.
태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린 박진섭도 뒤늦게 주목받은 K리거다. 그는 2017년 프로팀과 계약을 맺지 못해 3부 대전 코레일에 입단해 실업 축구 선수 생활을 했다. 미드필더로 공식전 30경기 14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고, 이듬해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20년 당시 2부였던 대전 하나시티즌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2021년 K리그2 베스트 일레븐 미드필더로 선정되었고, 2022시즌 전북 현대로 이적하며 1부에까지 입성했다.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병역을 해결한 데 이어 전임 클린스만 사령탑 체제에서 처음 A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며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나섰다. 아시안컵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태국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에 골까지 터뜨리면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팬들은 잉글랜드 7부리그에서 시작해 레스터 시티에서 EPL 우승까지 거두고, 대표팀에 승선했던 제이미 바디에 비유한다.
박진섭과 주민규의 가세로 대표팀 경쟁 체제에 다시 불이 붙었다. K리거들의 맹활약에 기존 주전이었던 해외파들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주민규는 기존 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유형의 선수인 데다가 대표팀 공격의 핵 손흥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출전 시간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섭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활약했던 정우영(알칼리즈) 이후로 사실상 공석인 수비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꿰찰 후보로 꼽힌다. 황인범(즈베즈다)과 함께 3선에 설 수 있는 미드필더 중에서는 가장 수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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