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ESG 채권 시장, 녹색물결 퍼진다… 발행금액 108조 돌파

이지운 기자 2024. 3. 2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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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⑨] 채권시장 훈풍·정부 지원 호재 속 '녹색채권' 확대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경영기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행하는 기업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ESG 중에서도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은 환경(E) 분야다. 지난 몇 년간 환경문제 인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인 투자자와 정부, 고객 등은 기업에게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을 요구해 왔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EU) 등 주요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국제사회는 ESG를 둘러싼 정책 공조에 힘을 모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으로 모든 채널에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미사용)를 도입하고 ESG 채권을 통해 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문화에 앞장서며 ESG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ESG 채권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⑧'1.5도 붕괴' 막아라… "기후 위험은 금융 위험" 기후 리더십 주목
⑨ESG 채권 시장, 녹색물결 퍼진다… 발행금액 108조 돌파
⑩금융권, 종이와의 전쟁… 디지털 금융, '페이퍼리스' 이끈다

올해 채권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도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녹색채권 발행지원에 나선 가운데 국내 ESG 문화가 채권 시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 사회적책임투자채권 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1일~3월18일) 국내 채권 시장에서 발행된 ESG 채권 규모는 108조47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0조2757억원) 대비 8.17% 증가했다. 올해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회사채 시장이 활력을 찾으면서 ESG 채권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ESG 채권 시장은 회사채 시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인해 투자 관심이 크게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 공모채는 물론 ESG 채권에서도 잇따라 미매각이 발생하며 시장 전반이 위축되기도 했다.



'녹색채권' 중심 ESG 채권 시장에 부는 봄바람


ESG 채권은 크게 환경·사회적 책임경영·지배구조 투명성 등 세 가지 분야와 관련된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기업이 쓸 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이다. 채권명 뒤에 (녹)이 붙으면 녹색 채권, (지)가 붙으면 지속가능채권, (사)가 붙으면 사회적 채권이다.

이중 ESG 채권 시장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은 녹색 채권이다. 지난 18일 기준 올해 녹색채권 발행금액은 2조2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00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불어났다. ESG채권 내 비중도 이 기간 3.3%에서 28.7%로 올라섰다. 녹색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채권이다.

올해 공기업 외에도 민간기업까지 녹색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7일 8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이는 수요예측 역사상 최대치다. 이후 8000억원을 증액해 1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량 모두 녹색채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 증설 및 원재료 구매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도 1월 18일 1500억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자회사의 북미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를 위한 용도로 조달 자금을 쓸 계획이다. 대상그룹의 대상은 1월 25일 200억원의 ESG채권을 발행해 온실가스·플라스틱을 감축하는데 쓰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도 ESG 경영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ESG 채권 주관에 앞장서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년간 ESG채권 시장에서 발행 주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KB증권의 ESG채권 발행 주관·인수 금액은 총 3조2000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SK온, GS에너지, 한화, 한양 등 ESG 채권 딜(Deal)에 연달아 대표주관사로 참여하면서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사업 활동을 넓히고 있다.



'녹색채권' 중심 정부 지원 움직임에 투자심리↑


업계에서는 정부가 ESG 관련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저탄소 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민간 녹색투자 규모를 30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투자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 녹색채권 발행기업을 대상으로 이자 비용에 76억8000만원을 지원하면서 녹색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SG 정보 공시 의무 확대로 인해 기업이 친환경 활동에 얼마나 자금을 투입하는지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주요 사업과 공급망 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투자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친환경 투자 확대를 요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러한 정책적 환경 변화로 인해 ESG 채권 발행은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기업의 적극적 노력과 의지의 척도로 활용되면서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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