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로 2타점+2사 후 6득점' 계속된 KIA 빅이닝, 이게 우연이라고? '5할 리드오프' 생각은 달랐다

광주=김동윤 기자 2024. 3.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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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박찬호. /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가 적극적인 주루가 가미된 매서운 타격으로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특히 두 경기에서 상대 선발 투수를 초전 박살 내는 빅이닝으로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KIA는 27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홈경기(8672명 입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8-2로 승리, 개막 3연승을 달렸다.

2015년 이후 3283일 만에 개막 3연승(3월 28일 광주 LG전 3-1 승, 3월 29일 광주 LG전 7-6 승, 3월 31일 우천 취소, 4월 1일 인천 SK전 3-0 승)이다. KBO리그 정규시즌 첫선을 보인 제임스 네일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다. 네일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몸에 맞는 공 9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에 성공,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1회부터 나균안을 두들긴 화끈한 타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은 나균안은 지난해 6월 4일 사직 KIA전에서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 호투를 보여준 바 있었다. 하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나균안에게 4이닝 동안 5점을 뽑은 같은 해 5월 3일 광주를 떠올렸다. 경기 전 이 감독은 "나균안은 포크볼이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야 한다. 지난해 나균안을 상대로 광주에서 잘 쳤을 때도 공격적으로 접근해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초반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 듯했다. 1회 말 박찬호와 김도영이 각각 2루수 땅볼과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떨어지는 포크를 골라 볼넷으로 걸어 나갔고 최형우가 나균안의 6구째 몸쪽 포크(시속 133㎞)를 두들겨 좌측 담장으로 보냈다. 비거리 110m의 시즌 2호포.

김선빈이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황대인이 전력질주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후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이우성이 우중간 안타, 김선빈이 몸에 맞아 2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KIA에는 행운의 안타가 나왔다. 롯데 좌익수, 유격수, 중견수 간 사인이 맞지 않으면서 그들 사이에 황대인의 타구가 떨어졌고 3루 주자 김선빈과 2루 주자 이우성이 차례로 홈을 밟았다. 뒤이어 김태군의 깨끗한 좌전 안타 때는 2루에 있던 황대인이 슬라이딩으로 홈을 스쳤다.

최원준이 볼넷으로 다시 2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고 박찬호가 좌전 1타점 적시타로 김태군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KIA의 6득점 빅이닝이 만들어졌다.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가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2루에서 홈을 밟은 이우성, 황대인, 김태군이 그렇게 빠른 주자가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예상 밖 결과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장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개막전에서는 팀 단위의 기민한 주루가 빛났다. 이때 시작은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KIA가 0-2로 지고 있던 1회 말 1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는 우전 안타를 쳤다. 이때 키움 우익수 이형종은 홈 송구를 택했고 그사이 소크라테스는 추가 진루에 성공했다. 이 진루는 뒤이은 최형우의 2타점 2루타 때 득점으로 빛을 발했다.

김선빈과 이우성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에서는 더블 스틸이 나왔다. 황대인의 타석에서 김선빈과 이우성은 더블 스틸에 성공했고, 황대인의 3루 땅볼 타구에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KIA가 1회에만 5점을 뽑는 순간이었다. 이때 최주환이 홈으로 던지는 과정에서 악송구가 있긴 했으나, 앞선 주자들의 선행된 주루 플레이가 없었다면 없을 장면이었다.

27일 경기 전 만난 박찬호에 따르면 KIA의 빅이닝은 우연이 아니었다. 박찬호는 "사실 형들이 주루에 욕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 한 베이스씩 더 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그렇게 플레이하다 보니 상대방도 조금 더 까다롭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2루 베이스에 도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이날도 리드오프로서 3안타를 추가하며 뛰는 KIA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그의 타율은 3경기 0.538(13타수 7안타)로 무려 5할을 훌쩍 넘는다. 경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박)찬호가 출루에 욕심을 내는 건 맞는 것 같다. 옛날에는 안타 하나를 치기 위해 노력했는데 요즘은 자기가 출루해야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안타도 많이 나온다"고 칭찬하며 "1번 타자의 출루율이 0.380이면 최고지만, 찬호는 유격수다. (후반기로 갈수록) 분명히 체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출루율이 0.380은 아니어도 0.360~0.370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도루왕 2회 경력(2019년, 2022년)의 박찬호는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에 혼란을 주고 후속 타자들의 플레이에 도움을 준다. 그런 박찬호가 많은 출루를 한다면 KIA의 빅이닝은 조금 더 많아질 확률이 높아진다. 박찬호는 "냉정하게 보면 출루율을 올리는 게 내 살길이다. 그와 동시에 팀에도 정말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 출루라 생각한다"며 "2년 전부터 공을 보는 데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났고 출루율 0.36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도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었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더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진짜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리드오프인) 나도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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