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vs 제미나이' 구도에 아마존 '클라우드' 가세 3파전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사흘간의 조정을 끝내고 3대 지수가 일제히 오르면서 상승무드를 탔다. 내일로 예고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77.75(1.22%) 오른 39,760.0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44.91포인트(0.86%) 상승한 5,248.4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83.82포인트(0.51%) 상승해 지수는 16,399.52에 마감했다.
이날 제약주가 크게 올랐다. 신타스는 실적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8.25%나 급등했다. 폐질환 치료제인 윈리바이어를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쓸 수 있다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면서 머크 주가는 4.96% 올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초 두 회사는 지난해 9월 최초 12억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발표했고, 당시 아마존은 최대 4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이날 27억 5000만 달러의 투자가 확정된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회사의 소수 지분을 유지할 것이며 엔트로픽 이사회 자리는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엔트로픽의 기업가치는 184억 달러로 놓고 이뤄졌다. 이번에 투자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아마존의 지분은 15%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엔트로픽은 지난 1년간 약 73억 달러 규모의 5가지 자금 조달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회사의 제품은 기업 및 소비자 세계 모두에서 오픈AI의 챗GPT와 직접 경쟁하며 전 오픈AI 연구임원 및 직원들이 설립했다.
생성형 AI를 밑바닥 단계에서부터 개발해 상용화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조단위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자본력을 갖춘 기업은 전세계에 10곳에 미치지 않고 그마저도 인재부족과 지나친 기술격차로 인해 뒤늦은 시도는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허공에 날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때문에 AI 인재도 몰리는 곳에만 잔뜩 있고 후발주자들은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찾기 힘든 1등급 AI 인재는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보상패키지를 쉽게 받을 수 있다"며 사실 부르는 게 값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AI붐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인재확보 전쟁을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기업들은 일종의 생성형 AI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해당원 뿐만 아니라 전체 엔지니어링 팀을 영입하겠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AI 개발자 뿐만 아니라 AI 영업사원도 수요가 많아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상황이 급변하는 기술 전환 초기에 서비스와 제품을 판매하려면 해당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을 갖춘 지원자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영업사원보다 약 두 배의 연봉을 받는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까지 1년간 AI 및 머신러닝 분야에 대한 기본급 인상 폭은 13~19%에 달했고, 관련 관리직에 대한 인상폭 마저 5%에서 11%에 달했다. AI 산업이 뜨다보니 개발자가 아닌 관리직 사람들도 덩달아 연봉이 오른 것이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구인 제안에 응한 후보자 6명의 평균 급여는 기본급에 보너스를 더해 92만 5000달러였다. 그리고 전문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급여를 공개한 머신러닝 및 AI 엔지니어 344명의 평균 연봉은 40만 달러 수준이다.
AI를 사용해 제약사가 보다 효율적인 약물 시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로 헬스의 CEO(최고경영자) 스콧 체담은 업종 대표기업이 지불하는 급여의 상위 25%를 임직원들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체담 CEO는 "지난해까지 임직원 급여를 주기가 상당히 힘들었지만 올해부터는 수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높게 줘도 그만한 가치가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코넬대학교 보상연구연구소의 브라이언 던 소장도 트럼프 미디어 주식에 대한 열광을 2021년 게임스톱(GameStop )이나 AMC 엔터테인먼트 등 대표적인 밈 주식에 비견했다. 던 소장은 "다른 밈 주식이나 유행처럼, 당신이 지불한 만큼 당신을 매수하는 더 큰 바보가 있는 한 당신은 계속 주가상승을 누릴 수 있다"며 "그러나 언젠가 음악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루스 소셜이 대선테마를 타고 본질가치와 무관하게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일 상장가 대비 16%나 치솟은 트럼프 미디어는 이날도 14.19% 상승해 주가가 66.22달러로 상승했다. 특히 장 초반 주가는 7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즐기듯 월요일 기자들에게 "트루스 소셜은 매우 잘하고 있다"며 "권총처럼 뜨겁게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화요일 상장일에는 트루스 소셜 계정에 "나는 소셜을 사랑한다. 나는 진실도 사랑한다(I LOVE TRUTH SOCIAL, I LOVE THE TRUTH!)"고 썼다. 트럼프가 만약 현재 가치대로 자신의 보유 지분을 유동화할 수 있다면 이는 6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하지만 그가 지분을 판다고 나서는 순간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
트루스 소셜이라는 이름의 SNS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해 첫 3분기까지 49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0만 달러에 그쳤고 이자비용만 3770만달러에 달했다. 이 사이트는 말만 소셜 미디어이지 사실상 옛 트위터(현 엑스, X)에서 쫓겨난 트럼프의 웹 모바일 소통창구이자 대변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트루스 소셜 회사도 최근 상장 서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와 존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선 운동 등 정치적 문제로 회사와 관계를 제한하거나 중단한다면 사업은 상당한 불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위험성을 인정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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