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갑질 신고당한 ‘윤 동창’ 주중대사…“자녀 거론하며 막말”

최현준 기자 2024. 3. 28. 04: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정재호(64) 주중국 한국 대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갑질 신고를 당했다.

27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등 취재를 종합하면, 베이징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주재관은 이달 초 정 대사를 '갑질'로 외교부에 신고했다.

주중 대사관 쪽은 갑질 신고에 대한 정 대사의 입장을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대사에게 기자의 질문이 들어왔다고 보고가 됐지만, 답변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재관, 발언 녹음해 외교부 제출
정 대사 쪽 “답변하지 않겠다”
정재호 주중국 대사. 주중 대사관 누리집 갈무리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정재호(64) 주중국 한국 대사가 부하 직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갑질 신고를 당했다.

27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등 취재를 종합하면, 베이징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주재관은 이달 초 정 대사를 ‘갑질’로 외교부에 신고했다. 정 대사는 업무 시간에 본인 방으로 해당 주재관을 불러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사의 모욕적인 언행은 이전부터 수 차례 있었고, 해당 주재관은 그의 발언을 녹음해 외교부에 제출했다. 이 주재관은 한국의 한 부처에서 중국에 파견돼 일하고 있다.

주중 대사관 쪽은 갑질 신고에 대한 정 대사의 입장을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대사에게 기자의 질문이 들어왔다고 보고가 됐지만, 답변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중 대사관 안팎에서는 정 대사가 평소 직원들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정 대사로부터 폭언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들었다는 직원이 적지 않고, 대사관 주요 간부가 정 대사로부터 모욕적인 언행을 당하고 갈등을 빚다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정 대사가 한 직원을 질책하면서 해당 직원의 ‘자녀’를 거론하며 모욕적인 발언을 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정 대사의 폭언과 인신공격성 발언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물었으나 정 대사 쪽은 답변하지 않았다.

외교부의 갑질근절 가이드라인을 보면, 상급자가 하급자 등에게 욕설, 폭언, 폭행,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 모욕적 언행을 하는 것을 ‘갑질’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감찰담당관실에 갑질 피해신고·지원 센터를 운영하며, 갑질 신고를 받으면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경미한 사안인 경우 사건을 종결하고 심각하면 징계나 수사 의뢰 등을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겨레에 “주중국 대사관 관련 제보가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외교부는 우리부 직원의 갑질 등 비위 행위 발생 시 공정한 조사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한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공정한 조사를 강조했지만, 실제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정 대사를 조사할지 의구심이 인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동기 동창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출신인 정 대사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8월 중국 대사에 취임해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일본, 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의 외교 대상 4강국으로 꼽히며, 대사 임명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지역이다.

정 대사는 취임 직후 한국 특파원들과도 갈등을 빚었다. 정 대사는 2022년 9월 한 매체의 특파원이 비보도 약속을 깨고 자신의 발언을 실명 보도했다는 이유로, 매달 한 차례씩 여는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현장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있다. 이메일로 사전 질문을 받은 뒤 미리 적어온 답변을 현장에서 낭독하는 방식의 기자 간담회를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하지 못하는 등 한-중 관계는 최근 경색 국면이며, 주중 한국 대사관 역할 중요성이 매우 큰 시점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신형철 기자

haojune@hani.co.kr, newir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