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생존자 "머리에 총기 겨눠진 채 성폭력 당해"

"무함마드라는 남성이 머리에 총기 겨누고 성행위 강요"
"수갑 채워진 채 막대기에 닭처럼 매달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로 납치당했다가 풀려난 여성이 구금 기간 성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이스라엘인 변호사 아미트 수사나(40)는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경험한 성폭력 피해를 털어놨다.

납치 당시 수사나는 가자지구 인근 자택에 들이닥친 하마스 대원 10여명에 의해 구타당한 뒤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그는 가자지구로 끌려간 지 며칠 만에 하마스 대원들이 몸을 더듬고 때리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수사나는 납치 당일인 10월 7일부터 풀려난 11월 30일까지 개인 주택과 사무실, 지하 터널 등 6개 장소에 구금돼 있었다고 한다.

그는 10월 24일쯤 무함마드라는 하마스 대원이 자신을 성폭행했다면서 "나에게 총구를 겨눈 채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성폭행을 피하려고 월경 기간이라는 핑계도 대 봤지만, 무함마드라는 남성은 그를 구타하고 뜨거운 물을 뿌리는 등 고문까지 가하면서 그를 몰아붙였다.

구금된 지 3주가 지나서부터는 다른 인질 4명과 함께 고문을 당했다. 감시자들은 그를 강제로 바닥에 앉힌 뒤 수갑을 채우고 총 개머리판으로 때렸다.

수사나는 감시자들이 테이프로 코와 입을 막고 발을 묶은 다음 두 개의 소파 사이에 걸린 막대기에 닭처럼 매달리게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구금 생활을 하며 희망과 실망을 거듭하다가 휴전 마지막 날인 11월 30일에야 적십자사에 인계되면서 풀려났다.

풀려난 이후에도 그는 입을 조심해야 했다. 아직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들의 안전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공개적 장소에서는 모호한 표현만 썼다. 풀려나기 몇 분 전 하마스가 촬영한 영상에서는 석방을 위해 대우를 잘 받은 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교착되면서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들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수사나는 밝혔다.

유엔은 이달 보고서에서 일부 인질들이 "분쟁 관련 성폭력"을 당했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정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수사나는 포로 생활 중 성폭력을 당했다"며 "인질들이 풀려나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하마스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아직도 134명의 인질이 하마스에 잡혀 끔찍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덧붙였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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