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혐오 없는 레이스 펼쳐라

2024. 3.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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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 막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생 파탄'과 '윤석열 정부 심판'을 앞세워 원내 1당 수성을 노린다.

'2찍'논란에 휘말렸던 이 대표는 27일 충주 무학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 편만 챙기고 저쪽 편은 다 밀어낸다" "지금 심리적 내전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이재명 대표는 손을 모으며 '셰셰' 하는 행동을 보였다. (주한 중국) 대사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15분 훈계 들었다"고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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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갈등에 이념공세로 정책 실종
선동·분열 부추기는 후보 심판 마땅

4·10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 막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민생 파탄’과 ‘윤석열 정부 심판’을 앞세워 원내 1당 수성을 노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를 부각한다. 또 피고인 신분인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심판을 호소했다. 초박빙 접전지가 늘면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혐오 표현이 고개를 드는 건 우려스럽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거나 철 지난 색깔론까지 끄집어낸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출신지와 성별을 비하·모욕하는 행위가 공론의 장을 왜곡한다”고 경고할 정도다. 퇴행을 자초하는 후보에게 표를 줄 유권자는 없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벽보 제출 마감일인 2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선거 벽보를 정리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극단 언어 사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목발 경품’ 망언과 ‘5·18 북한 개입설’을 제기한 후보를 공천했다 뭇매를 맞은 게 불과 보름 전이다. 막말을 퇴출하려면 지도부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 ‘2찍’논란에 휘말렸던 이 대표는 27일 충주 무학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 편만 챙기고 저쪽 편은 다 밀어낸다” “지금 심리적 내전 상태”라고 주장했다. 진영 갈등 심화에 이 대표 책임은 없나. 한 위원장 입도 거칠다. 그는 이날 “이재명 대표는 손을 모으며 ‘셰셰’ 하는 행동을 보였다. (주한 중국) 대사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15분 훈계 들었다”고 깎아내렸다. 국민의힘은 26일에는 ‘나라를 종북 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려다 철회했다. 이념 대결로 득 보려다 ‘중도층 이탈만 부른다’는 비판에 꼬리 내린 것이다.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저급한 언어 사용은 국론 분열을 고착화한다. 통계청의 ‘2023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은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낀다. 빈부(76.1%) 노사(68.9%) 개발과 환경(61.4%) 남녀(42.2%) 갈등보다 진영 대결의 골이 훨씬 깊다는 의미다. 그 폐해가 이 대표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으로 드러났다. 4년 전 총선에서도 상대를 비하하는 전략이 난무했다. 인권위가 모니터링 한 혐오 표현만 92건에 달한다. 성소수자(25건) 장애(14건) 여성(13건) 5·18과 세월호(7건) 비하가 가장 많았다. ‘막장 21대 국회’를 예고했던 셈이다. 선거운동 기간 오전 7~오후 9시 허용되는 확성기 유세가 과거를 답습한다면 우리 사회 갈등은 치유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것이다.

국민 통합의 장이 돼야 할 선거가 비속어로 점철되면 정책은 실종된다. 그 피해는 유권자 몫이다. 4월 10일이 “희망 있는 세상을 살아보는 날”(이재명)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한동훈)이 돼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정치권의 실천이다. 선거관리위원회도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허위사실 공표와 혐오 표현을 신속히 단속해 공정성 확보에 나서길 바란다. 바야흐로 유권자의 시간이다. 선동과 분열을 부추기는 후보는 선택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증명할 때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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