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왜 아버지만 감옥에…’ 송영길 아들의 이유있는 항변

김경필 기자 2024. 3. 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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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갑에 옥중 출마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아들 송주환씨가 26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버지의 보석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은 송 대표의 아내 남영신씨./뉴시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야권 정치인이 많지만, 유독 송영길 대표만 차가운 겨울 감옥에 억류돼 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들 송주환씨가 지난 26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송 전 대표의 보석 석방을 법원에 촉구하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한 말이다. ‘소나무당’을 옥중 창당해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송 전 대표에 대해 송씨는 “송영길이 선거 유세 한번 하지 못하고 구치소에 무력하게 있어야 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가혹한 형벌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말 구속된 송 전 대표의 혐의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과 지역본부장들에게 돈봉투 665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다.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법원은 송 전 대표를 구속하면서 “사안이 중하고,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했다.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피고인이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당을 만들고,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더니,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풀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범죄 혐의자도 많은데 왜 내 아버지만 정치 못 하냐’는 송 전 대표 아들의 항변이 꼭 틀린다고만 할 수도 없다. 돈봉투 사건으로 함께 기소된 의원 중에서 허종식 의원은 인천 동·미추홀갑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컷오프되지 않고 경선까지 올라가, 당원들의 선택을 받고 공천장을 손에 쥐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등 사건으로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무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재판 출석 여부를 두고 “내가 없어도 되지 않느냐”며 재판부와 신경전을 벌일 정도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까지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매일같이 다니며 ‘윤석열 임기 단축’을 외치고 있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도 조국혁신당 비례 8번을 받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686명 중 전과자가 239명이다. 3명 중 1명꼴로 전과자란 얘기다. 이러니 “왜 우리만...”이라는 범죄 혐의자 가족의 푸념이 일리 있게 들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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