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물어줘라”...놀이기구 운전자 위자료 폭탄 맞은 사연 [여행 팩트체크]

강예신 여행플러스 기자(kang.yeshin@mktour.kr) 2024. 3. 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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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유명한 수상레저 놀이기구가 있는 곳으로 물놀이를 갔다. 보트를 탔는데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렸다. 조금 천천히 운행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운전자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운행했다. 결국 A씨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보트에서 튕겨져 나갔고, 물에 세게 부딪혀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여행 중 스릴과 재미를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탑승한 놀이기구로 인해 평생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입게 될 수도 있다. 대개 놀이기구는 속도가 빠르거나 고도가 높기 때문에 사고가 한 번 발생하면 큰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놀이기구 사고 발생 시 사업주와 운전자는 어떻게 처벌받는지, 손해배상은 받을 수 있을지 법률사무소 민성의 전민성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 언스플래쉬
Q. 위와 같이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와 운전자는 어떻게 처벌받나.
사업주와 운전자는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의 신체에 상해를 발생시켰을 때 성립한다.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만약 사람이 사망한 경우라면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한다.

​놀이기구 사고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인정된 사례가 있다.

​A씨는 자신이 관리·운영하는 사업장 내 블롭점프(blob jump) 놀이기구를 이용하러 온 B씨를 고무 튜브에 앉게 한 후 점프대 위에서 남자 2명을 뛰어내리게 했다. 반동으로 B씨는 높이 치솟았다가 정위치에서 이탈했고, 튜브와 가까이 설치된 통행용 나무 발판에 머리를 부딪혔다.

​B씨는 이 사고로 약 12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수상레저의 안전관리와 시설 운영 업무를 책임지는 실장 C씨와 함께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B씨의 상해가 중하고, 온전한 회복을 하지 못한 점, B씨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A씨와 C씨의 과실이 중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C씨에게는 벌금 500만 원을 각 선고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 언스플래쉬
Q. 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어떻게 배상받을 수 있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과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만약 사고를 일으킨 업체가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있다면 보험금을 청구해 보상받을 수 있다.

​영업배상책임보험이란 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사고로 타인에게 법률상 배상책임이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담보하는 보험을 말한다.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고 목격자의 진술, 후송기록, 현장 사진, 영상 등을 제출하면 보험회사가 병원 치료비, 노동력 상실로 인한 손해액,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산정해 보험금을 지급한다.

Q. 사업주와 운전자 모두에게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나.
사업주와 운전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이 있는 경우라면 모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또 민법 제760조는 여러 명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해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러한 민법 규정을 근거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놀이기구 이용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가 이러한 점을 고려해 사업주와 운전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다.

사고로 다친 놀이기구 이용자가 사업주와 운전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일부 승소한 사례가 있다.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게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이용하다가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해당 놀이기구를 타던 중 양손으로 잡고 있던 안전봉을 놓쳐 한 손으로 안전봉을 잡은 채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놀이기구 운전자 C씨는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했고, 결국 A씨는 놀이기구의 반동으로 인해 약 10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는 사업주 B씨와 운전자 C씨를 상대로 형사상 고소를 해 B씨와 C씨는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받았고,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9000여만 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B씨와 C씨가 공동으로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A씨의 과실도 손해의 발생에 기여했다고 봐 B씨와 C씨의 책임 범위를 8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A씨의 기왕치료비, 일실수입, 향후치료비를 산정한 후 과실 비율을 반영하고, 위자료를 합해 A씨에게 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사진= 언스플래쉬
결론적으로 놀이기구 사고가 발생해 이용객에게 상해를 입혔을 경우 사업주와 운전자 모두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이용객이 사망한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사고를 일으킨 업체가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있다면 보험금을 청구해 보상받을 수 있다.

사업주와 운전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이 있는 경우라면 모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놀이기구 이용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경우 재판부가 둘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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